北 잠수함 활동도 활발… 한미 경계 높여
북한이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이틀 뒤 또다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射出) 시험을 진행한 사실이 미군 당국에 포착됐다. 북한이 ICBM에 이어 SLBM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정황이어서 조만간 SLBM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SLBM은 발사 시점과 장소를 포착하기 어려운 잠수함에서 쏘는 탄도미사일이어서 ICBM보다 더욱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된다.
미국 CNN 방송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30일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서 콜드 런치(cold-launch) 체계를 점검하기 위한 사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SLBM의 핵심 기술인 콜드 런치는 잠수함이나 바지선의 손상을 막기 위해 고압 증기를 이용해 미사일을 공중으로 밀어 올린 후 엔진을 점화시켜 발사하는 방식이다. SLBM은 이 같은 콜드 런치 기술을 이용해 잠수함에서 사출된 후 수중을 뚫고 올라와 수면 위에서 엔진이 점화돼 발사된다. 북한의 SLBM 사출 시험은 7월에만 세 번째이며 올 들어 네 번째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이 방송은 지난달 25일에도 북한이 사출 시험을 했다고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SLBM 발사를 위해 수중에서 엔진 점화 단계까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지난해 8월 SLBM인 ‘북극성 1호’를 발사해 500km를 비행시키는 데 성공한 후 추가적인 SLBM 발사는 하지 않았다. 당시 북극성 1호는 고각으로 발사돼 고도 550km까지 치솟아 사거리가 최대 2,500km로 평가됐다. 북한이 사거리가 더욱 늘어난 SLBM 발사에 성공하면 북한의 대미 위협 능력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북한의 잠수함 활동도 이례적인 수준으로 활발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최근 동해에 배치한 디젤 동력의 로미오급 잠수함을 공해(公海)에서 100㎞ 이상 떨어진 곳까지 이동시키고, 고래급 잠수함에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튜브를 설치하는 등 전례 없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복수의 미군 관계자가 CNN에 전했다. 이 때문에 최근 미국과 한국 군 당국이 동해상에서 북한 잠수함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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