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 끝… 지난달 5200억 순매도
증권가 “코스피 더 올라도 상승세는 약해질 것”
작년 말부터 7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순매도로 돌아서며 ‘셀 코리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아직은 추세적인 방향 전환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지만, 하반기 주가 상승탄력은 아무래도 약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7개월 연속 유가증권시장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7월 5,2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주(7월 24~28일)에는 1조6,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2015년 8월 이후 2년 만에 주간 기준 최대 순매도량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20.25포인트(0.84%) 오른 이날(종가 2,422.96)도 외국인은 350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3,700억원)를 비롯해, SK하이닉스(5,500억원), 현대차(2,500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100억원), LG디스플레이(2,000억원) 등을 집중 순매도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정보기술(IT) 주식들이 무차별적으로 올라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셈”이라며 “주식시장이 1차 상승을 마무리하고 조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빈자리는 대신 국내 기관이 메우고 있다. 지난달 기관은 올 들어 최대 순매수세(1조7,000억원)를 기록하며 코스피 2,400선 유지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상승장의 주역이었던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은 향후 코스피 추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은 “하반기에도 코스피 움직임을 좋게 보긴 하지만 상반기 같은 속도로 오르는 건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주식 비중 확대 속도를 조절해 자산배분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다만 “최근 외국인의 매도세는 단기적인 숨 고르기 차원이지, 한국 주식을 완전히 팔고 나가는 셀 코리아로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사상 처음 8개월 연속 상승했고, 지난 3~6월에는 글로벌 지수 평균 대비 10%포인트 가량 초과 수익을 냈기 때문에 조정이 올 만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지만 증시 추세 전환에 대한 걱정은 기업 실적이 떨어지거나 현재 9.3배 수준인 주가수익비율(PERㆍ높을수록 고평가 의미)이 더 오른 뒤에 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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