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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오디션 많이 봐 면접 스트레스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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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오디션 많이 봐 면접 스트레스 공감"

입력
2017.08.0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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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지원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 구조보다는) 인물이 어떤 갈등을 겪고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캐릭터의 매력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킹콩by스타쉽 제공
배우 김지원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 구조보다는) 인물이 어떤 갈등을 겪고 어떻게 해결해나가는지, 캐릭터의 매력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킹콩by스타쉽 제공

꿈은 최애라 아나운서, 현실은 백화점 안내데스크 최양이다. 최애라(김지원)는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를 뽑는 면접에서 “인생 선배로서 조언 좀 하겠다”는 면접관에게 반발한다. “하지 마세요. 저 붙이실 거 아니잖아요. 그럼 상처도 주지 마세요. 저도 상처받지 않을 권리 있습니다.”

비참하지만 구직을 포기할 순 없다. 또 다른 면접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유학 가고 대학원 갈 때 뭐 했냐”는 핀잔을 들었다. 당찬 최애라는 이번에도 할 말을 다한다. “전 돈 벌었습니다.” ‘사이다 발언’을 날렸지만 시원한 건 잠깐이다. 여전히 현실은 최양이고, 마음만 씁쓸해진다.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킹콩 by 스타쉽 사옥에서 만난 배우 김지원은 “실제라면 저런 말을 할 수 있겠냐”며 쓴 웃음을 지었다. 김지원은 최근 종방한 KBS2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최애라를 연기하며 이 시대 청춘의 아픔을 대변했다. 김지원은 “저도 배우 일을 하면서 오디션을 많이 보니까 면접을 보는 장면에 공감을 많이 했다”며 “누구나 한 번쯤은 꿈을 꾸다 좌절하는데 시청자들이 잠깐이나마 통쾌한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0년 CF로 데뷔한 그는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SBS 드라마 ‘상속자들’(2013), 영화 ‘무서운 이야기’(2012), ‘무서운 이야기2’(2013) 등에 출연해 주목 받았다. 지난해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태후’)에서 태백부대 파병 군의관 윤명주 중위를 연기하며 ‘큰 별’로 떠올랐다.

각 잡힌 군인이었던 김지원은 ‘쌈, 마이웨이’에서 오랜 친구인 이종격투기 선수 고동만(박서준)과 ‘썸’을 탄다. 그는 “제목에 끌려 택한 드라마”라고 했다. “‘쌈, 마이웨이’라는 표현이 중의적으로 느껴졌어요. 썸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마이웨이를 가는 청춘의 고달픔도 녹아있죠.” 환경과는 무관하게 ‘마이웨이’를 갈 수밖에 없는 청춘이야기에 공감이 갔단다.

KBS2 ‘쌈, 마이웨이’는 20년 지기 친구 사이에 느껴지는 묘한 연애 감정을 그렸다. 배우 김지원은 추리닝을 입고 안 감은 머리를 긁는 생활연기를 선보였다. KBS2 방송화면 캡처
KBS2 ‘쌈, 마이웨이’는 20년 지기 친구 사이에 느껴지는 묘한 연애 감정을 그렸다. 배우 김지원은 추리닝을 입고 안 감은 머리를 긁는 생활연기를 선보였다. KBS2 방송화면 캡처

촬영 현장은 유쾌했다. 막내 연기자로 부담이 컸던 ‘태후’ 때와 달리, 시종일관 애드리브와 장난이 오고 갔다. 김지원은 “‘태후’ 때는 늘 긴장하고 있어서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의 썸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며 “이번 작품에서 종종 애드리브로 욕설 연기를 선보였는데, 주변 분들이 놀라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편하게 임해서일까. 연기도 부쩍 늘었다. 최애라는 20년 지기 고동만에게 내숭 없고 괄괄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갑질’ 고객에게서 자신을 구해준 고동만에게 “밥줄을 끊었다”며 귓속말로 욕설 퍼레이드를 펼치는 ‘똘끼’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청자가 ‘나에게 20년 지기 이성친구가 있으면 어떨까’ 상상하게 한 것 같아요. 생활 밀착형 연기가 많아서 더 편하게 봐주신 것 같고요.”

김지원은 배우로서의 장점으로 발음을 꼽았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그의 발음 연기 모음 영상이 돌 정도다. 최애라가 사내 방송을 하는 장면에서 이런 장점이 발휘됐다. 김지원은 “아나운서 지망생 역이라 장점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연기 도전은 계속된다. 영화 ‘조선명탐정3’은 그의 첫 사극이다. “최애라가 아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요. 사극 대사의 톤이 어렵긴 한데, 사극 장르의 무게와 정서를 좋아해서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액션도 소화하니 보는 재미가 더 있으실 겁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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