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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메달보다 기록 못 내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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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메달보다 기록 못 내 더 아쉽다”

입력
2017.08.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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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을 마치고 돌아온 박태환이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을 마치고 돌아온 박태환이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6년 만에 나선 세계선수권에서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발견한 박태환(28ㆍ인천시청)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묻어났다.

그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만난 박태환은 “메달보다는 좋은 기록을 예상했기에 많이 아쉽다. 많은 국민들께서 응원을 해주셨는데 보답을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38로 4위를 차지했다. 자유형 200m에서는 결선에 올랐지만 8위로 레이스를 마쳤고, 자유형 1,500m에서는 14분59초44의 좋은 기록을 내고도 결선행에 실패했다. 원했던 메달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건재를 과시한 건 소득이다. 지난 해 리우 올림픽 전 종목 예선 탈락의 수모를 씻었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태환은 “작년과 달리 세계적인 선수들과 결선을 함께 뛰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점차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았지만 그 동안 여러 차례 언급했던 대로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까지는 선수 생활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환은 “아직 선수 생활을 언제까지 할 지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마지막 세계선수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아시안게임에 나간다면 아쉬움을 보완해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은 시사하면서도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대회 전에 은퇴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 눈길을 끌었다.

그는 3주 가까이 국내에서 휴식을 취한 뒤 오는 10월 충북에서 열릴 2017 전국체육대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6년 만의 세계선수권을 마친 소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400m는 예선을 잘 했는데 결선에서는 생각보다 몸이 잘 안 움직였다. 200m 이후 스퍼트를 올리는 시점에서 떨어졌다. 시즌 최고 기록이지만 준비했던 것보다는 아쉬운 기록이다. 200m 경기까지 마음이 무거워서 잘 못한 것 같다.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 주셨는데 보답을 못해 아쉽다.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과정이라도 볼 때 작년보다는 좋은 기록이라는 점에 위안을 삼고 있다.”

-대회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작년과 달리 세계적인 선수들과 결승을 함께 뛰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점차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경기로 자신감을 얻었다고 하기엔 앞뒤가 맞지 않는다. 메달보다는 좋은 기록을 예상했기에 많이 아쉽다.”

-내년 아시안게임에 대한 생각은.

“아직 선수생활을 언제까지 할 지 정하지 않았다. 아쉬운 것은 메달을 못 따서가 아니라 예전처럼 즐기지 못했기 때문에다. 2년 뒤 내가 (세계선수권에) 나갈 지, 이번이 마지막 세계선수권이 될 지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래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과정은 좋았다.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다. 세계선수권이 수영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200m 종료 후 아쉬움이 밀려오더라. 1,500m가 마지막 종목이 될 수 있기에 최선을 다했다. 아시안게임에 나간다면 아쉬움을 보완해 준비를 잘하겠다. (광주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말인가) 결정된 것이 없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4년의 기다림이 있기에 잘 마무리하고 싶다.”

-작년 올림픽부터 오랜 기간 쉼 없이 달려왔다.

“예전 같으면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면서 중간에 한국으로 들어왔을 텐데 이번에는 계속 외국에서만 생활을 했다.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했다. 정신적으로 지쳤던 것 같다. 이것 또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잘 준비한다면 문제없을 것이다.”

-여자 선수들 성적이 좋았는데.

“축하해줬다. 안세현은 나보다 좋은 성적을 냈고, 김서영은 결승에서 조금 몸이 무거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뿐 아니라 다른 한국 선수들이 결승에 올라 좋은 성적을 내니 부담을 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한국 수영계에서 물러나도 그 선수들이 나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나도 많은 것을 느꼈다. 나 없이도 한국 수영이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전담 팀 지원이 있는 선수와 없는 선수의 성적 차가 심한 것 같은데.

“내가 말하기엔 조심스럽다. 안세현은 SK의 지원으로 훈련을 잘하고 있어서 전혀 걱정이 안 된다. 김서영도 전담 팀처럼 구성해 이번 대회를 치렀다고 들었다. 그 선수들이 잘해서 좋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머지 선수들이···. 지금 연맹이 조금 시끄럽지 않느냐. 빨리 안정화 되는 것이 선수들에게 중요할 것 같다. 이번을 계기로 아시안게임에서는 연맹의 지원이 더 좋아졌으면 한다. 선수들이 맘껏 기량을 펼치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후배들과는 많은 대화를 했나.

“초반에 경기가 있어서 많은 대화를 못 했다. 1~2명은 아는데 나머지는 워낙 어리더라. 처음 보는 선수도 있었다. 얼굴을 몰라 대화가 오가는 것이 힘들었다. 앞으로 보면 좋은 말들을 해주고 싶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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