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남녀 절반 이상은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데이트 폭력’을 이미 경험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1일 취업 포털 업체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자사 회원 63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데이트 폭력 실태 조사’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선 먼저 ‘데이트 폭력 혹은 그로 의심되는 일’을 목격하거나 경험해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43%는 “목격한 적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15% “직접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성인남녀 10명 중 5명 꼴로 직간접적인 데이트 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생면부지 타인’의 폭력 현장을 목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생면부지 타인’의 데이트 폭력 현장을 목격했다는 응답자는 74%였고 ‘지인’이었다는 응답은 26%였다.
데이트 폭력의 유형으로는 모욕이나 고함ㆍ폭언ㆍ협박ㆍ위협 등 ‘감정 및 언어적 폭행(41%)’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어 뺨을 때리거나 팔목 비틀기, 세게 밀치기 등의 ‘신체적 폭행’(28%)과 간섭이나 감시와 같은 소극적 차원에서부터 스토킹 또는 몰래카메라에 이르는 ‘적극적 차원의 통제적 폭행’(20%), 강제 추행 및 강제 스킨십과 같은 ‘성적 폭행’(10%) 순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실제 간접적 경험자의 과반수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63%)고 고백했다. 또한 ‘연인 간의 자잘한 다툼이라 생각’(30%)하거나 ‘괜히 불똥이 튈까 우려’(25%)나 ‘휘말리면 귀찮아질까봐’(24%) 등을 이유로 적극적인 대응을 꺼려했다.
한편, 데이트폭력 근절을 위해 선행돼야 할 노력에 대해선 ‘가해자 처벌 강화’(39%)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단순 치정으로 인식하는 사회의식의 전환’(19%), ‘연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12%), ‘피해자의 법적 보호 방안 마련’(7%) 등도 뒤를 따랐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가해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선행과제로 지목되고는 있지만, 데이트 폭력이란 어느 정도의 피해가 오고 갔느냐란 차원에서만 문제시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크고 작은 연인 간의 다툼 중 어느 수준까지를 데이트 폭력의 범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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