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형산강 둔치서 기자회견
관광객 유치전보다 생태계회복이 우선
“오염실태조사ㆍ복원 계획 수립 절실”

포항환경운동연합 등 경북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31일 수은 오염(본보 7월 25일자 12면)과 관련해 형산강 둔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산강 프로젝트’ 전면 중단과 형산강의 전반적인 환경오염 조사를 촉구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기자회견을 통해 “강바닥이 수은으로 덮여있는데 지상의 화려한 불빛축제가 무슨 소용이겠느냐”며 “관광객을 부르는 것보다 시민의 식수원이자 철새도래지이며 다양한 수생태계를 간직한 형산강을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또 “하천바닥의 오염상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수상레저시설을 건설하는 형산강 프로젝트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며 “포항시는 이를 전면 중단하고 개발ㆍ건설이 아닌 생태하천 복원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1년 전 수은에 오염된 재첩이 발견된 이후 황어, 강도다리 등 어패류 오염이 이어져 형산강 전체의 환경오염 조사가 필요하다”며 “포항시는 수은오염으로 미나마타병의 공포를 키우는 현실을 직시하고 2차 오염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포항시가 수은 재첩의 정확한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면서 하천바닥을 방치하고 형산강 프로젝트에만 속도를 내고 있다”며 “시는 이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강 복원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포항시가 최근 포항시의회에 보고한 ‘형산강 지류 구무천의 퇴적물 및 토양의 중금속 오염 용역조사’에 따르면 남구 호동 모 주유소 인근 강 바닥에서 916㎎/㎏의 수은이 검출됐다. 이는 하천 바닥 생물에 중금속 독성이 나타날 수 있는 1등급 기준(0.07㎎/㎏)보다 1만3,000배 높은 수치다. 구무천과 형산강이 합류하는 지점은 1등급 기준의 2,000배인 148㎎/㎏이었다. 또 조사대상 23곳 가운데 17곳이 중ㆍ장기 관리가 필요한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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