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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또 ICBM 도발, 더 이상 대화 여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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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또 ICBM 도발, 더 이상 대화 여지 없다

입력
2017.07.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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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두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을 했다. 28일 밤 11시40분께 중국에 인접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된 미사일은 정상 각도인 30~45도로 쐈다면 사거리는 1만㎞에 달해 미국 서부는 물론 시카고 등 중동부 내륙지역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한미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지난 4일 첫 발사한 ICBM 화성-14형보다 고도나 사정거리가 진일보한 것이다. 미 국방부가 최근 밝힌 ‘내년 ICBM 조기 실전배치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유엔 안보리의 숱한 제재 결의에도 급기야 ICBM급 미사일까지 마구잡이로 쏘아대는 북한의 행태에 이제는 분노를 넘어 무력감을 느낀다. 과연 북한이 이성을 되찾아 정상국가로 복귀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에 북한의 도발에 맞서 응징할 단합된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 회의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한미간의 대북공조 균열이라는 비판을 무릅쓰면서까지 북한에 대화의 손을 내밀었다. 핵 문제와는 별개로 우리만이라도 적대행위를 멈추고,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 민족화해의 기틀을 마련해보자는 충정이다. 여기에 호응은 못할망정 ICBM 미사일로 다시 도발한 것은 기어이 우리를 힘으로 굴복시키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잖아도 미국이 강경일변도로 치닫는 판국에 또다시 이런 식의 도발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정부가 힘겹게 지켜온 한반도 평화구상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빠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 직후 새벽에 긴급 소집한 국가안보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베를린 구상의 동력이 상실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수 차례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난하고 일체의 교류를 거부해온 마당에 북한의 추가 도발에 직면한 우리에게 화해를 주도할 동력이 남아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의 대북 대화 기조에 반감을 표출해온 미국을 설득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문 대통령은 NSC 회의에서 한미연합 탄도미사일 사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 강력한 대응을 지시했다. “독자적 대북제재”까지 언급했다. 특히 사드 부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키로 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임시배치로 급선회한 것은 이번 사태를 정부가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이 여전히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이제는 더 이상 좌고우면할 단계가 아니다.

유엔 안보리의 북한 추가제재 결의안이 논의되는 것과 별개로 미국 의회는 최근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하고 북한 노동자의 고용을 금지하는 등의 독자제재 법안을 통과시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놓은 상태다. 2010년 대 이란 ‘세컨더리 보이콧’제재와 유사한 강력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이번 ICBM 도발은 동북아 안보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의 성격이 짙다. 이제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에 나오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펴는 수밖에 없다. 북을 핵 야망 미몽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은 그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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