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ㆍ호밝 키우며 기억력 회복 훈련
전국 지자체 등 잇단 방문 견학
경북도가 전국 첫 시도한 치매 친화적 공동체 모델, ‘치매보듬마을’로 벤치마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치매보듬마을은 현재 거주지 주변을 치매 친화적 환경으로 개선, 치매환자를 예방 및 관리하는 곳으로, 경북에 15개 마을이 운영 중이다.
27일 경북 의성군 치선리 치매보듬마을에는 서울 용산구와 경기도 공무원 8명이 방문, 치매환자 3명과 마을주민 10여 명이 공동으로 닭 30마리를 키워 돈도 버는 ‘꼬꼬닭장’을 견학했다. 또 폐가를 활용한 ‘호박터널’에서는 치매환자들이 호박과 약초를 키우며 기억력 회복을 위해 터널 곳곳에 표시한 24절기 등을 보며 생활속 치매예방 및 관리 교육의 중요성도 실감했다.
이 마을 치매쉼터에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바느질로 베넷저고리와 애착인형을 만들면서 치매를 예방하는데다 수익금을 다문화가정에 기부하는 등 사회적 공헌사업도 곁들이고 있다. 경기도의 한 공무원은 “네덜란드에도 치매마을 성공사례인 호그백이 있지만 경북도의 치매보듬마을도 농촌 실정에 최적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치매보듬마을인 포항 남구 해도동 마을회관에서는 평일마다 하루 2시간씩 하모니카와 체조, 난타 등 다양한 치매예방 프로그램이 펼쳐지고 있다. 경북도 보건정책과 구자숙 주무관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날마다 ‘고스톱’ 판이 열리는 마을회관의 분위기도 활기차게 개선하고 건강 증진에다 치매예방도 가능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내실을 다지기 위해 타 기관의 벤치마킹 요청을 대부분 거절했지만 앞으로는 경험과 시행착오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도는 현재 15곳에 치매보듬마을을 운영하면서 문턱을 없애고, 벽과 바닥의 색깔을 구분하며, 배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물품마다 이름표를 달고, 방향표지판과 건물에도 이름 표시를 하고 있다.
경북도 권영길 복지건강국장은 “경북도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치매보듬마을이 새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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