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이정현이 '군함도' 속 멜로신 촬영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이정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소지섭이 촬영 현장에서 정말 많이 챙겨줬다"고 말했다. 그는 "몇백 명이 함께 찍는 현장이라 한 명이라도 미스가 나면 안 됐고, 전 총을 쏘면서 폼이 흐트러지면 다시 촬영하고 다시 폭탄이 터져야 하는 걸 알아서 부담이 많이 됐다. 그때 소지섭이 조언해주고 많이 챙겨줬다. 지섭 오빠가 현장에서도 좋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다른 여배우들도 그렇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군함도' 속 말년(이정현)과 칠성(소지섭)의 감정은 연민인 듯하면서도 사랑처럼 그려진다. 이에 대해 질문하자 이정현은 "편집이 됐지만 원래 유곽에서 말년이 노래를 부르는 신이 있었다. 그런 뒤에 칠성이 빨래터에서 과일을 던져준다"며 "관객의 상상에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칠성이 빨래터에 과일을 던지고 가는 건 실제 촬영장에서 여성 스태프들을 사로잡은 신이기도 했다. 이정현은 "류승완 감독님이 자기는 창피해서 키스신도 못 찍는다고 하더라. 빨래터 신 촬영때도 감독님이 너무 창피해했다. 자기는 액션밖에 못 찍겠다면서 말이다. 빨래터 신 찍고도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쩔 줄 몰라 하셨다"고 회상했다.
류승완 감독과 협업한 것에 대해 이정현은 "사실 무섭다고 소문이 나 있어서 좀 긴장을 했는데 현장에서 정말 젠틀하셨다. 촬영을 준비할 땐 책을 읽으시더라. 디렉션을 주실 때도 젠틀하셨고, 정말 좋았다. 차분하셨다"고 얘기했다.
말년이 '명량' 속 그의 캐릭터와 다소 이미지가 겹친다는 말도 있었다. 이에 이정현은 "'명량'에선 벙어리라서 대사가 없었고, 그게 좀 아쉬웠다. '군함도'에서는 캐릭터가 설명이 되고, 사투리도 처음 시도해봤다. 원래 서울 말을 쓰는 캐릭터였는데 제가 사투리를 쓰자고 제안했다. 사투리로 강인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게다가 욕도 정말 차지게 하고, 욕을 달고 살아야 하는 거였지 않나. 욕 선생님, 사투리 선생님이 따로 있었고, 욕의 발음을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 배우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어색한 욕 부분 후시녹음을 두 번이나 했다. 촬영이 끝나고 후시녹음을 하기 전까지 계속 말년의 고통을 갖고 있으면서 집에서도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욕쟁이 할머니처럼 나와야 했기에 부모님이 놀라실 정도로 대답 끝에 욕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완성된 영화였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군함도'를 본 배우들의 반응이 하나 같았다고 한다. 이정현은 "언론시사회 후에 다들 '떨려서 죽는 줄 알았다' '오늘은 잠 좀 자자'고 했다. 주연 배우들끼리 같이 밥을 먹고 바로 (잠이 와서)기절했다. 정말 떨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 개봉 후 동네 극장에 가서 다시 제대로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지옥섬' 군함도로 향하는 이야기로 지난 26일 개봉해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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