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북한이 지난 28일 심야에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적어도 5,500㎞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평가했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기술이 더욱 발전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미사일 종류와 비행 코스 등 자세한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에 따르면 전날 사퇴 기자회견을 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장관을 대신해 겸직하기로 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은 29일 오전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기시다 장관은 북한 미사일이 3,500㎞를 크게 넘는 고도로 발사됐다며, 일반 미사일보다 높은 고도로 발사되는 ‘로프티드 궤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위성은 이는 북한 미사일의 역대 최고 고도라고 설명했다. 기시다 장관은 “더욱 엄격한 조치를 포함해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채택을 위해 한미일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번 미사일이 45분간 비행했다며 비행시간으로 역대 최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방위성은 전날 오후 11시 42분께 북한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발사된 미사일 1발이 북동쪽으로 약 1,000㎞ 비행, 홋카이도(北海道) 오쿠시리토(奧尻島) 서쪽 약 150㎞ 거리에 있는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NHK는 앞서 지난해 9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도 비슷한 지점에 낙하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미사일 발사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프티드 궤도는 지난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에도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다며, 당시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고도가 약 1,000㎞ 높아졌으며, 비행시간은 5분 정도 길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조셉 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했다고 NHK는 전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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