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이 난무한 백악관 내부 권력투쟁의 배경에는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었다. ‘트럼프 충성파’를 자처하는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이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한지 이틀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교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프리버스 비서실장을 경질하고 후임에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을 임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존 켈리 장관을 백악관 비서실장에 막 임명했다는 사실을 기쁘게 알린다”면서 “그는 위대한 미국인이자 지도자”라고 밝혔다. 또 “존은 국토안보부에서 대단한 업적을 남겼으며, 그는 나의 내각에서 진정한 스타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리버스 전 실장에 대해서도 예의를 갖췄다. “프리버스가 한 일과 국가에 대한 헌신에 감사하다. 우리는 함께 많은 일을 했고, 그가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전격적인 비서실장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스카라무치 국장을 등용하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 대해 불신을 드러낸 배경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취임 6개월만애 자신을 위기에 몰아넣은 ‘러시아 스캔들’을 백악관과 내각을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물로 교체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숀 스파이스 전 백악관 대변인과 프리버스 실장이 물러난 자리를 꿰찬 강경파 측근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이웨이’식 국정운영이 더욱 노골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프리버스 실장과 함께 백악관의 양대 축으로 불렸던 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의 낙마도 예상되고 있다. 실제 스카라무치 국장은 배넌 전략가에 대해서도 언론 인터뷰에서 실명을 언급하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백악관 대변인에 이어 대통령의 최고위 참모인 비서실장까지 요직이 대거 교체되면서 '트럼프 백악관'은 사실상 2기 체제에 돌입했다. 신임 비서실장인 켈리는 남부사령부(SOUTHCOM) 사령관까지 지낸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이다. 이라크 침공 당시 해병대 1사단 소속으로 현지에서 준장으로 진급할 만큼 리더십과 능력을 발휘했다. 이후 해병대 사령관 보좌관, 제1 해병대 원정군 사령관, 남부사령관 등을 역임했다. 켈리는 특히 2010년 미군 고위 장성으로는 유일하게 막내아들이 아프간에서 전사하는 아픔도 겪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인선으로 충성심이 강한 군 출신 인사에 대한 선호경향도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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