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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이정현, 체구 작지만 연기할 땐 나보다 큰 사람"(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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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이정현, 체구 작지만 연기할 땐 나보다 큰 사람"(인터뷰②)

입력
2017.07.2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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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이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프티원케이 제공
소지섭이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프티원케이 제공

담백하고 시원시원했다. 말투, 표정, 분위기에서 소지섭의 매력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 '군함도' 속 분량, 이야기 전개와 별개로 그의 존재감이 뚜렷한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소지섭은 최근 개봉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에서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맡았다. 그는 류 감독으로부터 '호랑이'에 비유되는 디렉션을 받았다. 최칠성이 거침없는 성격이니 말도 빠르게 하고, 누구 눈치도 안 볼 거라고 캐릭터를 그렸다. 소지섭의 최칠성은 빠르고 힘있게 구현됐다. 

"실제 성격이랑도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좀 가볍지 않은 게 칠성이랑 닮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앞에 나서는 걸 진짜 싫어하거든요, 뒤에 있는 걸 좋아하지. 제가 평소에 하지 않는 나서는 행동을 그 친구가 하니까 그것도 나름 좋았던 것 같고요."

훈도시(일본의 전통 남성 속옷)만 입고 액션을 하는 신도 있었다. 노출이 많고, 다른 의미로 걱정스러운 신이었을 테다. "출연을 이미 결정하고 나서 감독님을 만났을 때에야 훈도시를 입는다는 걸 알았어요. 훈도시가 뭔가 싶어서 검색을 해보고 걱정도 좀 했죠. 그래도 촬영장엔 다 남자들끼리만 있어서 지나니 자유롭게 다니고 그랬어요. 지켜보는 사람들이 어색한 거지 저희야 뭐.(웃음)"

소지섭이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프티원케이 제공
소지섭이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피프티원케이 제공

최칠성이 오말년(이정현 분)에게 툭툭 던지듯이 애정을 표현했다. 그게 또 여성 관객을 사로잡은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두 인물의 러브스토리가 깊이 전개된 것은 또 아니다. 이에 대해 소지섭은 "아쉬움이 남으니까 더 보고 싶은 거지, 충분하거나 넘쳤으면 호응이 적지 않을까. 멜로가 메인이 될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고 담백하게 답했다.

사석에서는 이정현이 소지섭을 '오빠'라고 부르지만, 공식석상에서는 누가 선배인지를 가지고 의견이 나뉘었다. 소지섭, 이정현이 서로 '선배 밀어주기'에 나선 것이다.

"오늘도 이정현 씨랑 서열 정리를 좀 했어요. '정현아 너 데뷔 언제니' 물었더니 1995년에 찍고 1996년에 개봉을 했다는 거예요. 전 데뷔 1996년입니다. 그래서 '네가 선배 해라'고 서열 정리 했어요."

소지섭은 이정현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짧고 강렬하게 표현했다. "체구는 작지만 연기할 땐 저보다 큰 사람이에요. 촬영 들어가면 사람이 완전 변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매 작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역의 경중은 중요치 않다. "영화 쪽에선 조연이라도 임팩트가 있는 배역이면 전 열려 있어요. '사도'도 그랬죠. '사도'는 너무 갑자기 제가 나오니 몰입에 방해될 수도 있고, 배역이 아니라 배우 소지섭이 보일 것 같아서 처음에 거절을 했었는데 결국 설득 당한 케이스였죠.(웃음)"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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