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고 시원시원했다. 말투, 표정, 분위기에서 소지섭의 매력을 읽을 수 있었다. 영화 '군함도' 속 분량, 이야기 전개와 별개로 그의 존재감이 뚜렷한 이유도 여기 있지 않을까.
소지섭은 최근 개봉한 영화 '군함도'(감독 류승완)에서 종로 일대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 역을 맡았다. 그는 류 감독으로부터 '호랑이'에 비유되는 디렉션을 받았다. 최칠성이 거침없는 성격이니 말도 빠르게 하고, 누구 눈치도 안 볼 거라고 캐릭터를 그렸다. 소지섭의 최칠성은 빠르고 힘있게 구현됐다.
"실제 성격이랑도 좀 비슷한 것 같아요. 좀 가볍지 않은 게 칠성이랑 닮은 것 같아요. 다만 저는 앞에 나서는 걸 진짜 싫어하거든요, 뒤에 있는 걸 좋아하지. 제가 평소에 하지 않는 나서는 행동을 그 친구가 하니까 그것도 나름 좋았던 것 같고요."
훈도시(일본의 전통 남성 속옷)만 입고 액션을 하는 신도 있었다. 노출이 많고, 다른 의미로 걱정스러운 신이었을 테다. "출연을 이미 결정하고 나서 감독님을 만났을 때에야 훈도시를 입는다는 걸 알았어요. 훈도시가 뭔가 싶어서 검색을 해보고 걱정도 좀 했죠. 그래도 촬영장엔 다 남자들끼리만 있어서 지나니 자유롭게 다니고 그랬어요. 지켜보는 사람들이 어색한 거지 저희야 뭐.(웃음)"
최칠성이 오말년(이정현 분)에게 툭툭 던지듯이 애정을 표현했다. 그게 또 여성 관객을 사로잡은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두 인물의 러브스토리가 깊이 전개된 것은 또 아니다. 이에 대해 소지섭은 "아쉬움이 남으니까 더 보고 싶은 거지, 충분하거나 넘쳤으면 호응이 적지 않을까. 멜로가 메인이 될 수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고 담백하게 답했다.
사석에서는 이정현이 소지섭을 '오빠'라고 부르지만, 공식석상에서는 누가 선배인지를 가지고 의견이 나뉘었다. 소지섭, 이정현이 서로 '선배 밀어주기'에 나선 것이다.
"오늘도 이정현 씨랑 서열 정리를 좀 했어요. '정현아 너 데뷔 언제니' 물었더니 1995년에 찍고 1996년에 개봉을 했다는 거예요. 전 데뷔 1996년입니다. 그래서 '네가 선배 해라'고 서열 정리 했어요."
소지섭은 이정현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짧고 강렬하게 표현했다. "체구는 작지만 연기할 땐 저보다 큰 사람이에요. 촬영 들어가면 사람이 완전 변합니다."
욕심이 있다면, 매 작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역의 경중은 중요치 않다. "영화 쪽에선 조연이라도 임팩트가 있는 배역이면 전 열려 있어요. '사도'도 그랬죠. '사도'는 너무 갑자기 제가 나오니 몰입에 방해될 수도 있고, 배역이 아니라 배우 소지섭이 보일 것 같아서 처음에 거절을 했었는데 결국 설득 당한 케이스였죠.(웃음)"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강희정 기자 hjk07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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