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따른 재학생 부족
도심공동화로 대구서도 통폐합 러시
대도시 사립중으로선 이례적인 일
66년, 57년 전통의 대구 경복중과 협성중이 통합된다. 수년 전부터 대구에서도 공립을 중심으로 통폐합이 잇따르는 가운데 사립중학교도 학령인구 감소의 파고를 피하지 못한 셈이다.
협성교육재단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재단 산하 협성중학교와 경복중을 통합하기로 결의했다. 재단 측은 조만간 대구시교육청에 통합 신청서를 제출하고, 내년부터 통합중학교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번 통합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인 만큼 통합 중학교 이름은 가칭 ‘협성경복중’ 등 두 학교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모두 반영할 수 있도록 정할 방침이다.
재단 측은 통합 중학교는 현재 협성중에 두기로 하고, 기존 경복중 건물은 재단 산하 자체 교육시설로 활용키로 했다. 협성중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동안 재학생들은 경복중 건물에서 수업을 받게 된다. 이어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협성중으로 옮기고, 경복중 건물은 재단 산하 자체 교육시설로 이용할 방침이다.
대구시교육청도 교사 리모델링과 통합에 따른 새 교복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학교 통합에도 불구하고 재학생 및 신입생들의 통학 불편은 생기지 않는다. 두 학교는 운동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기 때문이다.
협성중과 경복중의 통합은 학생수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대구지역 중3 수는 지난해 전년보다 5,000명 감소한 데 이어 올해 또다시 4,000명이나 주는 등 해마다 급감하고 있고, 특히 오래된 단독주택 지역이 많은 남구지역의 학생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
협성중은 2014년 전교생 499명이던 것이 올해 306명으로 급감했고, 경복중은 451명에서 395명으로 줄었다.
협성교육재단 관계자는 “학생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기존 교직원들은 일방적인 폐교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통합중학교나 재단 산하 다른 학교에서 계속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교육청은 “통합 신청이 들어오면 행정예고 등을 거쳐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9월쯤 결론이 날 것”이라며 “학생 수용에 문제가 없고, 학교 부지를 다른 데 매각하는 게 아닌 만큼 통합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 도심에서도 저출산 여파로 공동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2011년부터 올해까지 8개교가 통폐합됐고, 내년 3월에도 2개교가 통합된다.
2011년 감삼중, 2012년 대구남중이 폐교된 뒤 재학생들은 인근 학교에 분산수용됐다.
또 지난해는 본리중과 동본리중이 새본리중으로, 지난 3월엔 경진중과 복현중이 복현중으로, 신암중과 아양중이 신아중으로 통합했고 내년 3월에는 서진중과 서부중이 서대구중으로 재출범하게 된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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