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또다시 ‘굴욕 인사’
“정윤회 문건 부끄럼 없이 처리”
2014년 ‘정윤회 문건’ 수사를 부적절하게 지휘했다는 이유 등으로 연거푸 좌천인사를 당한 유상범(51) 검사장이 결국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유 검사장은 지난달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찍어내기’ 인사를 당한 데 이어, 전날 수사업무와 무관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다시 인사가 났다. 현직 검사장이 연구위원으로 인사가 난 전례가 없어 검찰 내부에선 ‘나가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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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재직 당시 ‘정윤회 문건’ 수사팀장을 맡았지만, 최순실(61)씨 국정농단 행태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 취임 후 이 사건의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유 검사장은 그러나 “부끄럼 없이 사건처리를 하려고 노력했다”며 재수사를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왔다.
법무부가 지난달 과거 부적정한 사건처리 등을 이유로 윤갑근 전 고검장과 김진모ㆍ전현준ㆍ정점식 전 검사장을 대상으로 좌천인사를 단행하자, 이들은 모두 검찰을 떠났다. 유 검사장도 당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지만, 명예회복을 기대하며 검찰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전날 또 다시 ‘굴욕’을 안기자 미련 없이 옷을 벗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유 검사장은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과 서울대 법대 동기이며, 영화배우 유오성의 친형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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