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다 녹았다 반복해야 만드는 황태처럼
갈등과 대립 거쳐 좋은 결과 도출 의미”
삼성ㆍSKㆍ롯데 등 7개 그룹 대표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주요 기업인과의 만남 이틀째인 28일 ‘호프미팅’에 곁들일 안주로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황태절임 안주 등을 선보인다. 격식 없는 만남으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도 메시지가 담긴 음식으로 속뜻을 전달하는 ‘음식 정치’를 선보인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안주 메뉴는 황태절임”이라며 “추운 겨울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황태처럼 갈등과 대립을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날 안주는 모두 자연에서 채집한 재료로 요리하는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가 준비했다.
또 다른 안주로는 호두와 아몬드, 땅콩 등을 부숴 동그랗게 만든 요리가 제공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씨앗으로부터 시작하지 않는 생명은 없다”며 “새로운 미래를 위해 이 자리가 씨앗과 같은 의미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은 완성의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수박에 치즈를 곁들인 안주도 선보인다. 이 관계자는 “수박과 치즈는 안 어울린다는 생각들을 하지만 세상에 어울리지 못할 것은 없다”며 “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대개 고정관념으로 인한 편견일 뿐”이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호프타임에 등장할 만찬주(酒)는 전날에 이어 세븐브로이맥주의 수제맥주 ‘강서 마일드 에일’과 ‘달서 오렌지 에일’이다. 세븐브로이는 국내 소규모 맥주업체로 전체 임직원 34명이 모두 정규직이라는 점에서 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음에 따라 “오후 6시까지 날씨가 개지 않을 경우 상춘재 내부에서 호프타임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세븐브로이맥주가 만찬주가 된 이유는?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한다. 박용만 두산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를 대표에 이틀 연속 자리를 함께 한다. 삼성 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있는 기업들이 다수 포함됐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