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임기영/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달라진' 임기영(24·KIA)이 '광주의 샛별'로 확실히 떴다. 잠재력을 가진 유망주에서 팀을 이끄는 젊은 에이스로 우뚝 섰다. 임기영은 올해 16경기에 나와 7승3패 평균자책점 2.45를 거뒀다. 올 시즌 2차례 완봉승을 거둔 투수는 10개 구단을 통틀어 임기영이 유일하고, 연봉 3,100만원으로 ‘저비용 고효율’을 자랑한다.
팀도 깜짝 놀란 '대박'이다. 임기영은 2012년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하지만 2014년까지 통산 41경기에 등판해 2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4에 그쳤다. 2014시즌이 끝난 뒤엔 FA(프리 에이전트) 송은범(33·한화)의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했다.
변화의 시작이었다. 보상선수로 지명될 당시 군 입대가 예정돼 있던 그는 곧바로 상무에 입대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KIA에 합류했다. 그 사이 야구에 대한 진지함이 생겼다. 임기영은 "이전에는 스프링캠프를 가도 올해처럼 열심히 해 본 적이 없다. 코치님들이 시키는 대로 하더라도, 하는 시늉만 할 때도 있었다"며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몸을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몰랐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뒤 달라졌다. 임기영은 "군대를 다녀오면서 야구에 대해 더 진지해진 것 같다. KIA에서 뛰는 첫 해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었다"며 "준비를 잘 해 자신은 있었지만,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고 수줍게 웃었다.
준비가 돼 있으니 마운드에서의 자세도 달라졌다. 임기영은 "이제는 마운드에 올라가는 게 재미있다. 이전에는 마운드에서 생각만 많았다. '맞으면 어떡하지' 하다 보니 도망가는 피칭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치라고 던진다. 공격적으로 하다 보니 결과도 더 잘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비도 있었다. 승승장구하던 임기영은 지난 달 8일 폐렴 증상으로 갑작스럽게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임기영은 "잘 던지고 있다 그렇게 되니 정말 아쉬웠다"며 한숨을 삼켰다. 지난 7일 1군에 복귀한 임기영은 이후 두 차례 구원 등판에서 4이닝 무실점으로 '건강함'을 증명했고, 이후 다시 선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그는 "야구가 너무 하고 싶어 병원에 있을 땐 일부러 경기를 안 봤다"며 "퇴원 후 몸을 다시 만드는 게 쉽지 않더라. 그래도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관리를 잘 해주시니까 이제는 원래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웃었다.
임기영이 믿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사실 그는 각종 징크스로 똘똘 뭉쳐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등판 날에는 밥과 국을 '말아먹지' 않는다. 경기를 망칠까 봐 이어온 습관이다. 이닝을 마친 뒤 더그아웃에 들어오면 꼭 립밤을 바르고 물을 마신다. 사용하는 립밤도 특정 브랜드만 고집한다. 여러 벌이 지급된 유니폼 중에서도 등판 결과가 좋았던 날의 것만 계속해서 입는다. 임기영은 "늘 하던 걸 안 하면 불안하다"며 멋쩍어 했다.
올해부터는 등판 전 빼먹지 않는 것에 '어머니의 108배'가 추가됐다. 임기영은 "첫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어머니가 경기 전날 108배를 하셨는데 내용이 좋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지난 4월6일 SK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선발 데뷔전을 완벽하게 치러내며 올 시즌 대활약을 예고했다.
임기영은 "첫 선발 등판 이후에는 내가 어머니께 108배를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아들의 선전을 바라며 어머니는 임기영의 선발 등판 전날과 경기 날 점심, 경기 시작 전 등 세 번의 108배를 이어오고 있다. 임기영은 "경기 전에 부모님께 전화해 108배를 하셨는지 확인을 한다"며 "이제는 엄마도 108배를 안 하시면 불안해 하시더라"며 웃었다.
숱한 징크스들 또한 야구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의 연장선이다. 올해는 어머니의 정성스런 지지까지 받으며 마운드에 선다. 임기영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팬들에게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언제나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로 보여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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