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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기술이 글로벌 시장 개척의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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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금융 기술이 글로벌 시장 개척의 첨병

입력
2017.07.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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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이 드는 지점망 구축 대신

비대면 영업 가능해 전망 밝아

인구 많고 휴대폰 보급률 높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진출 러시

모바일뱅크 송금ㆍ대출 등 서비스

젊은층 가입자 급증 성공적 안착

국내 금융사들에게 해외 진출은 오랜 기간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았다. 국내 시장 포화와 수익성 정체로 금융당국도 금융사 스스로도 늘 해외수익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주요 금융지주ㆍ은행들이 핀테크(금융+정보기술)를 앞세워 ‘디지털금융’ 영토를 해외로 적극 넓히는 모습은 고무적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지점망을 넓히지 않고도 비대면 채널로 현지 고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어 향후 전망도 밝다.

특히 동남아는 전체 인구가 6~7억명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크고 인터넷 및 휴대폰(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향후 디지털금융 이용자 수가 급증할 걸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베트남 인구 약 9,600만명 중 은행계좌 보유 비율은 30% 수준(2014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휴대폰 보급률은 절반을 넘는다.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요 금융사들은 이에 디지털금융 현지화에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 ‘써니클럽’을 기반으로 베트남 시장을 빠르게 개척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베트남에 ‘써니뱅크’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지 6개월 만에 현지 가입자 수 4만3,000명을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출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와 한국 패션, 문화 등 한류 콘텐츠를 제공해 홍보 없이도 입 소문을 타고 정착했다. 특히 가입고객의 90% 이상이 20~30대여서 현지 영향력을 확장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5년 7월 캄보디아에 신용대출과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은행 ‘위비뱅크’를 선보였다. 올해 3월에는 위비뱅크를 각국 현지사정에 맞게 개편한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을 통해 인도네시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21개국에 서비스하며 글로벌 금융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위비뱅크가 동남아 등 해외에서 모바일 금융과 핀테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KB금융은 지난해 9월 ‘리브 KB 캄보디아’ 앱을 출시하며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행ㆍ해외 송금과 모바일 결제시스템 인프라가 부족한 캄보디아 현지 사정을 고려해 개발됐다. 휴대폰끼리 음파를 전송하면 어디서든 결제할 수 있어 출시 4개월여 만에 가입자가 1만2,000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디지털금융 시장 개척을 위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초부터 동남아 4개국을 직접 발로 뛰었다는 후문이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모바일은행인 ‘원큐(1Q)뱅크’를 지난해 5월 중국에서 선보인 뒤 올 초까지 가입자가 7만여명을 넘어섰고, KEB하나은행의 원큐(1Q)트랜스퍼(수취인 거래 은행과 계좌번호를 몰라도 휴대폰 번호만으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는 필리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올해 초에는 우즈베키스탄, 네팔, 미얀마 등 16개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2020 혁신방안’에 맞춰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NH농협은행은 모바일은행인 ‘올원뱅크’를 베트남 현지에 서비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도 매칭 알고리즘을 활용한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은행 고객을 스페인 산탄데르은행 고객과 연결하는 등 수출입기업 해외 판로개척을 지원하는데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핀테크 담당자는 “현지 은행들보다 영업망은 열세지만 핀테크를 통해 코리안 금융의 영향력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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