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복구활동 다녀온 김정숙 여사 아이디어
휴가 조정하고 회의 참석한 김수현 수석에게
“이 자리서 나가라” 농담도 오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주재한 청와대 수석ㆍ보좌관회의 의제는 최근 집중호우에 따른 ‘휴가철 재난관리 대책’이었다. 그러나 의제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것은 회의 테이블에 올라온 수해지역 낙과(落果)로 만든 화채였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대통령과 수석ㆍ보좌관에게 충북 증평의 블루베리와 충북 음성의 복숭아ㆍ수박으로 만든 화채를 제공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농민의 아픈 마음을 나누고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근 집중호우가 몰아친 증평과 음성 지역에서 구입한 낙과로 화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제공된 화채는 충북 청주의 수해지역 복구 작업에 참여한 김정숙 여사의 아이디어였다. 김 여사는 21일 수해 복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피해지역 농민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수해지역 낙과로 만든 화채를 제안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지난달 22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손수 만든 수박 화채 200인 분을 대접하기도 했으나 이날 제공된 화채는 김 여사가 직접 만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차담회에서는 또 다시 ‘김수현 사회수석의 휴가’가 화제에 올랐다. 김 수석은 앞서 25일 열린 국무회의에 휴가 중임에도 참석했다가 장하성 정책실장으로부터 “휴가 중인데 회의에 참석했다. 당장 이 자리에서 나가라”고 ‘농담성’ 질책을 받았다. 다른 수석들은 김 수석이 휴가 일정을 바꾸고 회의에 참석한 것에 대해 “한번 휴가 계획서를 내면 끝이다”, “일정을 보지 않고 휴가계획서를 낸 게 문제”, “비서실장 허락도 안 떨어졌을 텐데”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가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수해 지원 대책과 관련해 전병헌 정무수석과 대화를 나누는 도중에 “그 부분은 사회수석실에서 해야 할 것 같은데 정무수석실이”라고 운을 떼자 장 실장은 “행정자치부 문제를 정무수석실로 이관했고, 오늘 김수현 사회수석이 휴가를 조정해서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수석을 향해 “오늘은 안 나가도 됩니까”라고 농담을 건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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