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사장 공모에 도전한 노종면 YTN 해직기자가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 서류 심사에서 담합에 의해 탈락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추위가 사장을 다시 공모하기로 결정했다. YTN 사장 선임 규정은 기존에 지원한 후보의 지원 자격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아 노 전 기자의 입후보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사추위는 지난 25일 서류 심사를 통해 지원자 11명 중 4명을 통과시켜 26일 면접을 실시했다. 당초 사추위는 후보를 2명으로 추린 후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었으나, 최종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을 내렸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4명은 강갑출 전 YTN 라디오 대표, 윤종수 윤가컨설팅 대표, 정영근 전 YTN DMB 상무, 주동원 전 YTN 해설위원실장이다. 이들은 모두 YTN 출신으로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YTN지부가 부적격 후보로 꼽은 인사들이다. 정치권에 발을 들인 이력이 있거나, 과거 YTN에 막대한 영업 손해를 끼쳤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노 전 기자는 서류 심사 과정에서 YTN 대주주인 공기업 한전 KDN, 한국마사회, KGC인삼공사가 추천한 사추위원 3명으로부터 최하점인 ‘0’점을 받고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사추위원은 총 5명이다.
언론노조는 노 전 기자의 사장 선출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사추위원 3명이 담합해 0점 처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반대했다가 해직된 노 전 기자를 사장 후보에서 밀어내 언론의 독립성, 자율성을 확보하고 적폐를 청산할 기회를 막았다는 것이다. 노 전 기자는 YTN 노조위원장 시절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지목된 구본홍 전 사장의 선임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다 동료 기자 5명과 함께 해직됐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노 전 기자가 1등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주주 측 사추위원들이 동일하게 0점을 준 것은 떨어트리기 위해 작당을 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26일 오전 서울 상암동 YTN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사장 선임 중단과 사추위 채점표 공개를 요구했다. YTN 노조원 일부는 사장 후보자 면접이 실시된 7층 임원실 복도로 이동해 농성을 이어갔다. 박진수 YTN 노조위원장은 26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YTN 사장 선임은 어느 한 군데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계 전반의 문제인데, 사추위가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못 했다”며 “이번 사태로 우리가 사추위에 요구한 독립성, 공정성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노 전 기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서류 심사 과정의 불공정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노 전 기자는 “이번 사장 공모 인정할 수 없고, 동지들을 규합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조작된 심사를 통해 사장 선임이 시도된다면 주저 없이 2008년으로 돌아가겠다. 당장 복직부터 해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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