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 2명 검거해 1명 구속
연인의 로맨스나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호소하며 친밀감을 유도해 사기를 치는 이른바 ‘로맨스 스킴’ 수법으로 6억원이 넘는 돈을 가로챈 외국 남성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42)씨 등 나이지리아 국적의 남성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 등은 로맨스 스킴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총 41명으로부터 6억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의 공범들은 도용한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에 게시한 뒤 자신을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 파병된 군인으로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았다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계속 연락하면서 적극적으로 친밀감을 표시하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며 피해자들의 환심을 샀다. 이렇게 2주 넘게 연락하면서 결혼 약속까지 하는 등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고 판단되면 본격적으로 사기행각을 시작했다.
한국으로 들어와 피해자와 결혼하고 싶은데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에선 외국으로 송금이 안 된다며 피해자에게 한국으로 물품이나 달러로 보내겠다고 했다. 해외의 조직원들은 국내에 있는 A씨 등에게 세관원이나 배송업체 직원으로 위장해 피해자에게 “국내로 물건을 들여오려면 통관비 등이 필요하다”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하도록 지시했다. 실제 돈 뭉치 사진과 외국인 명의의 여권 사본까지 보낸 사기꾼들에게 피해자들은 속절없이 당했다. 이렇게 피해를 본 사람은 남성 28명, 여성 13명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20대~70대까지 다양했고, 1인당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최고 1억300만원까지 사기꾼들의 계좌에 입금했다.
이성선 대전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페이스북 등에서 낯선 외국인이 접근하면 일단 경계하고, 달러 등 물품 배송을 이유로 금품을 요구하면 확실히 거절해야 한다”며 “SNS에 개인정보를 많이 노출하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