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양동현/사진=프로축구연맹
“요즘 양동현이 참 잘하는 것 같아”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호가 연일 실망감을 안기며 경질설이 솔솔 피어오르던 당시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한 축구인은 요즘 K리그에서 눈여겨보는 선수가 있느냐는 물음에 “양동현이 눈에 들어온다. 수비를 등지고 하는 플레이하며 센스 있게 잘 찬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은 양동현(31ㆍ포항 스틸러스)의 활약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발군의 골 감각을 자랑하며 22경기 14골(3위) 2도움 등 공격 포인트 16개(2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국내 선수 기준으로는 득점 부문 부동의 1위(2위 김신욱 9골)에 올라있다.
데뷔 후 최고의 한해를 보내고 있지만 최근 양동현의 마음은 편하지만은 않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고 새 수장에 오른 신태용(47)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매의 눈으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고 있다. 최근 뚜렷한 하락세(5경기 4연패 및 1무 4패)인 포항 경기만 신 감독이 직접 3경기나 관전한 건 양동현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청소년 시절 천재 소리까지 듣던 양동현은 그러나 그 동안 A매치 출전이 고작 2경기에 그쳤을 정도로 태극마크와 유독 인연이 없었다. 다시 한 번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명예를 회복하길 바라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FC서울전이 끝난 뒤 "신 감독님이 오시면 아무래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양동현은 전임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월드컵 최종예선 대표팀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문전에서 움직임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다. 돌파와 활동량, 유기적인 패스를 강조하는 슈틸리케호의 색깔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K리거를 중용하겠다는 신 감독의 의지와 더불어 무엇보다 대표팀은 이란(8월 31일 홈)ㆍ우즈베키스탄(9월 5일 원정)전에서 골을 넣어줄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K리그 현장에서 만난 최순호(55) 감독은 논란이 되는 양동현의 활동량에 대해 “양동현은 안 뛰는 선수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최 감독은 “효율적으로 움직이다 보니까 안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활동량이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결국은 수비 가담인데 공격수는 득점 확률이 높은 위치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이면서 기회를 기다리고 골을 넣는 게 최고의 역할”이라며 “나도 현역 시절에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껄껄 웃었다.
최 감독은 “양동현은 양발을 다 쓰고 어디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위치 선정이 좋고 슈팅과 정확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영리해서 수비 유인도 잘해 수비수들에게 도움이 될 정도로 해준다. 이란과 우즈벡을 상대로도 얼마든지 득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2010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양동현을 데리고 있었던 황선홍(48ㆍFC서울) 감독은 “기술위원이어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농담하면서도 “그때랑 기량적으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순간적인 움직임과 타이밍이 많이 나아졌다. 스트라이커에게는 사실 그런 것이 필요한데 이 부분은 아마 내가 봤을 때 현존 국내 최고가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결정권을 쥔 신 감독은 양동현 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선수 개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모든 K리거들에게 똑같이 동기부여를 주기 위함이다.
양동현 외에도 K리그 베테랑들인 이근호(32ㆍ강원FC), 염기훈(34ㆍ수원FC), 이동국(38ㆍ전북 현대), 박주영(32ㆍFC서울) 등의 대표팀 재합류가 예상되고 있다. 그 중 선두주자가 양동현이다. 지난 22일 제주전에서 신 감독이 보는 눈앞에서 리그 14호 골을 터뜨려 가능성을 높여나간 양동현은 “대표팀이 간절하지 않은 선수는 없을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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