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판독(VARㆍVideo Assistant Referee)시스템이 있었다면 ‘신의 손’으로 넣은 골은 무효가 됐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가 비디오판독 도입을 지지하며 한 말이다.
마라도나는 26일 공개된 국제축구연맹(FIFA)과 인터뷰에서 “FIFA의 VAR 도입으로 몇몇 사람들은 경기 흐름이 끊긴다며 비판 의견을 내지만 VAR은 축구를 더욱 투명하고 질 높은 스포츠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을 감수하고 공격적인 전술을 추구하는 팀에 좋은 효과를 줘 축구가 더 재미있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손으로 골을 넣은 이른바 ‘신의 손’ 사건을 회상했다.
마라도나는 당시 잉글랜드 8강전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6분 상대 골키퍼 피터 실턴(68)과 공중 볼을 다투다 왼손으로 교묘하게 공을 건드려 골을 넣었다. 잉글랜드 선수들의 극렬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주심은 골을 인정했다. 마라도나는 4분 뒤 지금도 월드컵 최고의 득점으로 회자되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중앙선부터 드리블해 잉글랜드 수비수와 골키퍼 6명을 따돌린 뒤 그물을 갈라 아르헨티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마라도나는 경기 뒤 첫 번째 득점에 대해 “마라도나의 머리와 신의 손으로 골을 넣었다”고 말해 엄청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아르헨티나는 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마라도나는 골든볼(MVP)까지 품에 안았다.
그는 “VAR이 도입됐을 때 그때 일이 떠올랐다"라며 웃은 뒤 "VAR이 있었다면 골은 무효처리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소련과 경기에서도 공을 처리할 때 손을 사용했는데 주심이 보지 못해 넘어갔다”라고 고백하며 “이젠 이런 모습들이 경기에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오심 사례도 언급했다.
마라도나는 “VAR을 도입하기 전 오심으로 결과가 바뀐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라며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에선 잉글랜드(보비 찰턴)의 슛이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는데도 득점으로 인정돼 우승했고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선 잉글랜드 프랭크 람파드의 슛이 골라인을 넘어가지 않았다는 오심으로 골을 뺏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역사에는 이런 일들이 자주 발생했는데, 이제는 VAR로 축구를 변화시켜야 할 때”라며 앞으로 VAR을 본격 시행하려는 FIFA 결정에 힘을 실어줬다.
박진만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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