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메달은 못 땄지만 안세현(22ㆍSK텔레콤)과 김서영(23ㆍ경북도청)이 가파른 성장세로한국 수영의 미래를 밝혔다.
안세현은 25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100m 결선에서 57초07의 한국신기록으로 5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은 세계신기록 보유자 사라 요스트롬(26ㆍ스웨덴ㆍ55초53)이 차지했다. 2013년과 2015년에 이은 대회 3연패다.
안세현은 메달은 놓쳤으나 전날 준결승에서 작성한 한국 기록(57초15)을 하루 만에 0.08초 단축했다.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 여자 배영 50m의 이남은(28ㆍ8위)을 넘어 한국 여자 선수 역대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다. 올림픽에서도 남유선(32)이 2004년 아테네 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결선에 올라 7위를 차지한 것보다 나은 결실을 냈다. 안세현의 이날 기록은 동메달을 딴 켈시 워렐(23ㆍ미국ㆍ56초37)에게 불과 0.70초 뒤진다.
그는 울산 삼신초 2학년 때 수영을 시작해 국내 여자 접영 최강자로 성장해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5년부터 SK텔레콤의 후원으로 박태환의 스승이었던 마이클 볼(55ㆍ호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부쩍 늘었다. 이런 흐름이라면 2019년 광주 세계선수권,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선수 사상 첫 메달을 노려보기에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까지 욕심을 내볼 수 있다. 이날 결선에서 일본의 기대주 이키 리카코(17ㆍ57초08)는 6위, 중국의 장위페이(19ㆍ57초51)는 8위였다. 아시아 선수 중에서는 안세현이 최고였다.
김서영도 주목할 선수다.
그는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선에 올라 2분10초40의 기록으로 8명 중 6위를 차지했다.
안세현에 살짝 빛이 가렸지만 이 또한 한국 수영사에 남을 역영이다. 개인혼영 200m는 한 선수가 접영-배영-평영-자유형의 순서로 50m씩 헤엄쳐 순위를 가리는 종목이다. 모든 영법에 능해야 해 ‘수영의 완성’이라 불린다. 개인혼영에서 결선 진출을 이룬 한국 선수는 남녀를 통틀어 김서영이 처음이다.
이날 결선에서는 홈 팬의 응원을 등에 업은 ‘헝가리의 철녀’ 카틴카 호스주(28)가 자신이 가진 세계기록(2분06초12)에는 못 미친 2분07초0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 역시 2013년부터 3연패를 달성했다.
아직 김서영은 세계정상과 격차가 있다. 하지만 취약 종목인 평영만 좀 더 가다듬는다면 메이저대회 시상대 위에 설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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