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경부고속도로에서 참사를 낸 ‘졸음운전’ 버스업체 대표를 소환 조사한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은 오산교통 대표 최모(54)씨를 26일 오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24일 오산교통 전무이사를 불러 조사했고, 대표 최씨를 마지막으로 소환해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확인하고 오산교통의 법규 위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이 업체가 8시간 휴식시간 규정을 상습적으로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스 기사의 근무 시간을 가장 적게 계산하는 ‘정류장 기준’ 방식으로도 업체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법정 휴식시간인 8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사례를 다수 확보했다. 정류장 기준은 운전사가 퇴근하면서 정류장에 버스를 주차한 시점을 휴식시간의 시작 시점으로 보는 것이다. 퇴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운전사가 실제로 하루 운행 종료 후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은 8시간 미만이 된다.
운행 사이에 부여해야 하는 ‘휴게시간’을 주지 않은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버스 가스 충전을 위해 운행을 멈추는 시간도 휴게시간에 포함해 계산한 것으로 알려져 위법 사례는 더 늘어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버스 수리비를 기사들에게 떠넘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앞서 9일 오후 2시 40분쯤 서초구 원지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신양재나들목 인근에서 김모(51)씨가 몰던 오산교통 소속 버스가 버스전용차로인 1차로가 아닌 2차로를 고속으로 질주하다 앞에 서행하던 승용차를 들이받으며 다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50대 부부가 그 자리에서 숨졌고 16명이 다쳤다. 운전 기사 김씨는 “(사고 당시) 깜빡 정신을 잃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김씨가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