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양테마파크 시월드 샌 안토니오 지점에서 생후 3개월령 새끼 범고래 키아라가 폐렴 증세를 보이던 끝에 24일(현지시간) 결국 사망했다. 미국 동물보호단체 페타에 따르면, 키아라는 시월드 수족관에 전시된 채 어린 나이에 사망한 범고래 40마리 가운데 한 마리가 됐다.
페타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 키아라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지금껏 사망한 범고래 39마리의 명단을 함께 공개하고 애도하는 한편 시월드의 행태를 비난했다.
페타 측은 페이스북에 "시월드에서 가장 최근에 탄생한 어린 키아라는 가족도 만나지 못한 채 사망했다"며 "시월드는 지금이라도 남아있는 동물들을 해양보호소로 내보내 자유를 돌려주고 헛된 죽음을 막아야 한다"고 적었다.
키아라의 사망 소식에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시월드에서 동물들이 잇따라 사망하는 비극을 멈춰야 한다", "시월드에 가지 않겠다"며 댓글을 남겼다.
한편 키아라의 사망이 어머니인 타카라(26세)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고 있다. 페타 측은 "시월드는 타카라가 키아라를 뱄을 당시에도 바다쉼터에서 분만하도록 조치할 수 있었으나 그러지 않았다"며 "대신 아직 어린 키아라마저 돈벌이에 이용하려 모녀간을 분리시켰다"고 밝혔다. 키아라는 최근까지 어머니 타카라와 떨어져 별도의 수조에서 지냈다. 키아라의 형제이자 타카라의 자녀인 다른 두 마리 범고래들도 서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태다.
시월드에서 키아라 가족의 비극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졌다. 야생 범고래는 일생 동안 어미와 붙어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타카라는 생후 12세 때부터 어머니인 카사트카(40세 추정)와 분리됐으며 카사트카는 현재 샌 안토니오에서 약 2,000㎞ 떨어진 시월드 샌디에이고 지점에서 지내고 있다. 카사트카는 시월드에 매입된 이래 타카라 이외에도 네 마리를 출산했지만 대부분이 미국 전역의 시월드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타카라의 아버지인 코타르는 타카라가 세 살때 수조 출입구에 머리가 끼어 두개골이 골절된 채 사망했다.
페타 측은 "시월드의 동물들은 화학물질로 범벅 된 물과 콘크리트 수조에서 지내며 가족끼리도 뿔뿔이 흩어져 있다"며 "이들은 바다쉼터에서 햇볕을 맘껏 쬐고, 할 수 있는 만큼 깊숙이까지 헤엄치고, 새끼를 낳아 돌보며 여생을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서로 인턴기자 (이화여대 행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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