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500만원으로 할리스커피 공동창업
카페베네, 커피업계 최초 가맹점 500개 달성
망고식스 부진에 경영난… 최근 회생절차 신청
2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강훈(49) KH컴퍼니 대표는 ‘할리스 커피’ ‘카페베네’ 등 커피브랜드를 성공시켜 유통업계에서 '커피왕'으로 통한 인물이다.
1992년 신세계 공채 1기 출신인 강 대표는 1997년 스타벅스 론칭 준비팀으로 처음 커피와 인연을 맺었다. IMF 금융위기로 인해 론칭이 불발되자 그는 회사를 떠나 퇴직금 약 1,500만원을 갖고 1998년 김도균 현 탐앤탐스 대표와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 1호인 할리스커피를 공동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5년 만에 매장을 40여개로 늘리는 등 할리스 커피를 키워 2003년 매각했다. 매각 당시 일정기간 동종 사업에 손을 댈 수 없다는 계약 조항으로 인해 다른 사업에 손을 댔다가 2008년 커피브랜드 ‘카페베네’에 다시 몸을 담았다.
특히 카페베네 사장을 역임할 당시 업계 최초로 가맹점 500호점을 넘어서는 등 커피 브랜드마다 '대박'을 터뜨리면서 '커피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강 대표는 2010년 '남들이 할 수 없는 음료 브랜드를 만들겠다'며 KH컴퍼니를 세우고 '망고식스'라는 브랜드를 선보였고, 2015년에는 프랜차이즈 경영 노하우를 담은 책은 '따라하지 말고 선점하라'를 출간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쥬스식스', '커피식스' 등의 음료 브랜드를 보유한 KJ마케팅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져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ㆍ음료시장에서 그 역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013~2014년 영업이익을 냈던 망고식스는 2015년과 지난해 각각 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고, 지난해에는 60개 점포를 폐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직원들에게 제때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과 경영난에 빠지자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주변에서 강 대표가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워낙 자존심이 강했던 분이라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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