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물결이 전 세계를 휩쓸고 나니, 선진국과 개도국을 가리지 않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온통 홍역을 앓고 있다. 사회 전반의 격차는 더욱 깊어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각국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KBO리그도 예외는 아니다. 빈부격차(?), 승패격차가 갈수록 커진다. 2017년의 리그의 특징 중 하나가 10개 구단 간의 승차가 너무 많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 있는 현상은 아니지만 갈수록 역전을 불허하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2강 3중 5약 혹은, 1강 3중 6약 등등 상ㆍ하위 팀간의 승차가 두드러진다.
상위팀 리그와 중하위팀 리그가 뚜렷이 갈려서, 승부의 긴박감이 사라지는 경기를 과연 팬들이 좋아할까? 승부예측이 뻔해 굳이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거나 TV앞에 앉고 싶은 매력이 사라진 맥빠진 경기를 어떤 팬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
리그 상위권에 머물며 승리의 단맛을 보고 있는 구단의 팬들은 행복하고 즐겁겠지만, 과연 언제까지 그런 기쁨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몇몇 구단의 팬심과 열정만으로 리그 전체가 유지될 수도, 발전할 수도 없다.
한때 ‘세계최대의 노래방’은 오래 전부터 빈 자리가 휑하고, 몇몇 라이벌전들도 미디어의 수사가 없다면 존재감을 찾기 힘들다. 미디어에서는 하위권에서 헤매고 있는 구단들을 향해서, 2018년 군에서 제대 예정인 특정 선수를 1순위로 뽑기 위한 ‘ㅇㅇㅇ리그’를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조롱 섞인 얘기를 전하기도 한다.
문득 구단간의 경기력이 편중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과연 한국프로야구의 생존이 지속 가능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변명은 다양하다. 구단을 모기업으로부터 분리해서 자율 경영하느라 재원조달이 어렵다. 베테랑 선수들을 물갈이하면서 리빌딩하는 중이므로 경기력 약화는 피할 수 없다는 등등.
한때 새 구단의 진입을 앞두고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던 일부 구단은 여전히 하위권이고 오히려 새로 진입한 신생구단은 리그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단순히, 재원을 탓하고 리빌딩 운운하며 게으른 얘기나 늘어놓을 일은 아니다.
야구단운영에 대한 철학과 열정, 능력이 부족한 경우, 현실적인 당근과 따끔한 채찍이 필요하다. 마냥 손 놓고 각 구단들의 ‘자율’에 맡기는 것은 열성 팬덤과 몇 백만 관중 숫자에 기댄 KBO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무기력한 리그운영을 하는 팀들이 계속 KBO리그에 참여해 리그의 질이 떨어지고 생존이 위태롭다면, 최하위권 팀은 무조건 2부리그 (퓨처스)로 강등시키는 것도 ‘한 여름밤의 잠꼬대’ 같은 소리만은 아닐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