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차량 자폭 테러가 발생해 최소 24명이 숨졌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24일 오전 6시50분(현지시간)쯤 아프간 내 이슬람 시아파 하자라족이 주로 사는 카불 서부에서 폭발물을 실은 승용차 한 대가 중앙부처인 광산석유부 전용 통근 버스를 들이받고 폭발했다. 나지브 다니시 내무부 대변인은 이 폭발로 현재까지 광산석유부 직원을 포함해 24명이 숨지고 42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한편, 익명의 정부 고위급 관계자는 사망자 수가 35명에 달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공격을 받은 버스를 포함해 차량 3대와 주변 상점 12곳도 폭발로 부서졌다.
테러가 발생한 곳은 하자라족 주요 지도자인 모함마드 모하키크 아프간 부(副)최고행정관(부총리격) 등 정부 요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구역이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사립 고교로 등교하던 학생들, 출근 중이던 직장인들로 거리가 북적이던 시간이어서 피해가 더욱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키크 부최고행정관은 당시 집에 있었으나 별다른 피해는 입지 않았다.
극단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은 같은 날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성명을 배포하고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아프간 정보기관 국가안보국(NDS) 전용 버스 2대가 폭발 타깃”이라며 “37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으나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이에 “아프간의 적들이 전장에서 우리 (군대)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자 무고한 시민들에 총구를 돌리고 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카불에서는 앞서 5월 31일 외교단지 내 독일 대사관 인근에서 트럭을 이용한 대형 자폭테러가 발생해 150여명이 숨지고 500명 가까이 다쳤다. 아프간 정부는 당시 테러를 탈레반 연계단체인 하카니 네트워크가 저질렀으며 파키스탄정보국(ISI)이 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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