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스피스(24ㆍ미국)의 시즌 세 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린 디오픈에서 그보다 세 살 어린 중국선수가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의 리하오통(21ㆍ李昊桐)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사우스포트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린 디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3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 단독 3위로 경기를 마쳤다. 이번 대회 아시아 선수로 최고의 성적이다.
리하오통은 이날 1오버파 공동 29위로 출발했다. 선두 조던 스피스와는 무려 12타 차이가 났다. 이후 리하오통은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일찌감치 3위 자리에 안착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남아공의 브랜던 그레이스(29)가 기록한 남자 메이저대회 한 라운드 최소타(62타)보다 딱 1타 많은 기록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두 선수의 활약을 전하며 “경이로운 두 주말라운드(two sensational weekend rounds)”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리하오통은 2011년 프로에 데뷔한 중국 골프의 샛별이다. 중국의 차세대 기대주로 알려져 있지만 유러피언투어 1승, 원아시아투어 2승, 차이나투어 3승 외에 뚜렷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이번 디오픈이 지난달 US오픈에 이어 메이저 대회 두 번째 출전이었다. 메이저 두 번째 출전 만에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회에서 3위까지 오른 것이다.
리하오통은 그동안 골프실력보다는 ‘기행’으로 더 알려져 있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파리에서 열린 유로피언투어 프랑스 오픈에서 보기를 저지른 후 화를 참지 못하고 퍼터를 연못에 던졌다. 이후 그의 어머니가 연못에 들어가 퍼터를 건져내는 영상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바지를 걷고 호수로 첨벙첨벙 들어가 퍼터를 줍는 여인과 이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다른 선수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며 외신은 리하오통과 그의 어머니를 ‘괴짜 같은 행동(antics)’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리하오통은 이후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면 “다음 질문을 해달라”며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불과 한 달 만에 ‘다혈질 선수’에서 ‘마의 63타를 휘두른 신예’가 된 리하오통은 대회 후 인터뷰에서 “꿈이 실현되는 것 같다. 8번 홀부터 거의 모든 홀에 공을 집어넣었다. 믿을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수정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