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장 안이지만 근무여건은 열대 우림과 시베리아만큼 차이가 납니다.”
여의도 3배 면적에 100여개의 공장이 가동되는 SK이노베이션의 울산 콤플렉스 안에서도 직원들의 근무 환경은 극과 극이다. 복잡한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공정에 따라 삼복더위에도 손이 시린 작업장이 있는가 하면, 폭염을 무색하게 만드는 고온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해야 하는 곳도 있다.
24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울산 콤플렉스 나프타 분해공정의 에틸렌 냉동 압축기에는 1년 365일 얼음이 뒤덮여 있다. 나프타 분해 때 나오는 수소, 메탄, 에틸렌 등의 가스를 응축시키기 위한 냉동에너지를 공급하는 설비로, 외부 기온과 상관없이 주변 온도를 영하 1.1도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비의 내부 최저 온도는 무려 영하 99도나 된다. 울산 콤플렉스 직원들은 이곳을 ‘콜드 섹션’이라 부른다. SK이노베이션의 강병훈 올레핀 생산2팀 직원은 “콜드 섹션은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도 근처에만 가면 서늘함이 느껴지는 별천지”라며 “여름철 누구나 한번쯤 근무해 보고 싶은 곳”이라고 말했다.
반면 나프타 분해공정의 열분해로 같은 ‘핫 섹션’도 있다. 열분해로는 열 반응이 일어나는 나프타 분해공정의 핵심설비로 안정적인 온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직원들은 수시로 버너 불꽃 등 분해로의 운전 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해야 하는데, 열분해로의 내부 온도는 1,200도에 육박하고 점검창 부근 온도도 75도나 된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SK이노베이션 직원은 “열분해로를 점검하고 나면 특수 근무복을 다시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며 “하지만 안정적인 공정 가동을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생산공정에 따라 공장 내부 환경도 천차만별이지만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위해 전 직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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