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욕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박수홍의 도전은 비난보다는 웃음과 응원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박수홍이 '쏘리맘'으로 '인기가요'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기 전 어머니는 "요새 하는 거 보면 국민들한테 욕받이 아니냐. 댓글로 엄청 욕을 하더라"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신동엽과 서장훈이 "좋아하는 분들이 훨씬 많은데 그건 못 보신 것 같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엄마 입장에서는 걱정이 우선이었다. 신동엽은 "나잇값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당당하다, 시선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행복한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다른 반응을 말해줬다.
박수홍은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생소한 음악 방송 현장으로 갔다. 팬들이 방송 시작 시간 훨씬 전부터 모여있는 것 하며 리허설 현장도 그에게는 온통 낯선 것 투성이었다. 27년차 방송인이지만 그는 스스로를 신인 가수라고 부르면서 제작진에게 돌릴 떡까지 준비해 갔다. 가요 생방송 리허설에 대해 잘 모르기에 실수도 하고 마이크 잡는 법도 달라 지적을 받았다. 연습을 열심히 했음에도 무대 위에서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아 춤도 틀리자 긴장감은 더욱 커져갔다.
최종 리허설에서 박수홍이 실수를 하자 PD가 있는 부조정실 분위기가 싸늘해지기도 했다. 박수홍 어머니는 "나이 먹어 가지고 저렇게까지 왜 하려고 할까", "저 짓을 왜 하는 건가"라며 못마땅해했다. 신동엽은 "유희열이 하는 음악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하는데 내 인생에 있어서 제일 떨리고 미칠 것 같았다"며 박수홍의 마음에 공감했다. 박수홍이 긴장감에 끊었던 담배까지 피우자 엄마의 얼굴은 더욱 심각해졌다.
그렇지만 막상 생방송 무대에서 박수홍은 웃는 얼굴로 여유 넘치게 무대를 해냈다. 무대 위에서는 에너지가 넘쳤지만 끝나고 내려오자 그는 잔뜩 지치고 말았다. 박수홍은 가수를 하고 싶어하는 매니저에게 "너도 젊을 때 해라"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신동엽은 "정말 대단한 용기다"며 격려를 보냈다.
윤상현 역시 박수홍의 용기를 인정했다. 그는 "나는 가수가 꿈이었다. 일본에서는 음반도 내고 활동을 했는데 한국에서는 작년에 처음 냈다. 음악 프로 섭외가 들어 왔는데 못한다고 했다. 나도 나가고 싶었는데 용기가 안 났다"며 "나가서 할 자신이 없는거다. 화면 보면서 수홍형님이 용기가 있구나 싶었다"고 자신의 경험에 빗대 말했다.
나잇값을 못한다는 반응이 물론 있겠지만 박수홍은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중년의 클러버 캐릭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나이에 국한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당당하게 밝히고 즐기면서 사는 모습은 호감으로 작용하면서 수혜를 얻었다. 이번 '인기가요' 출연 역시 베테랑 방송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신인의 자세로 임했고, 장난기 없이 진지하게 무대를 대했다. 이러한 모습은 대중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였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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