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을 200일 앞두고 대회 조직위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숙박비와 전쟁 중이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주요 개최지인 강원 강릉과 평창 일대는 매년 성수기 숙박 요금이 15만~20만원대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중 모텔 숙박 요금이 40만원대로 형성돼있다. 더블 사이즈 침대 하나에 2인 1실 사용 조건이다. 1박에 70만원까지 요구하는 숙박 업소도 있다.
심지어 한 호텔 가격비교 사이트에는 평창의 한 숙박업소 가격이 2인실 1박에 100만원에 올라와 있다. 6인실은 450만원에 올라온 업체까지 있어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이처럼 숙박비가 끝을 모르고 치솟는 이유는 여행사들이 경쟁적으로 숙박업체에 계약을 제의했기 때문이다. 이미 1년 전부터 여행사들이 현지 숙박업체에 접근해 ‘1박에 40만원 정도는 보장해줄 테니 계약을 하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여행사가 가져갈 수수료를 고려하면 관광객이 1박에 지불할 금액은 60만원 정도인 셈이다. 여행사들이 숙박업자들의 기대심리를 잔뜩 부풀린 탓에 시세가 그만큼 올랐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강원도에 따르면 실제 숙박업체의 계약률은 약 10%로 나타났다. 여행사들이 숙박업체에 ‘찔러보기’만 했을 뿐 실제 계약까지 이어진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강원도와 올림픽조직위가 예상하는 1일 최대 관람객 숫자는 10만4,000여명이다. 이 가운데 60%가량이 숙박할 것으로 예상돼, 2인 1실을 기준으로 3만여 실이 필요하다.
조직위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경기연맹(IF),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등 클라이언트와 대회운영인력을 위해 확보한 숙박시설을 제외하면 관광객에게 공급 가능한 숙박시설은 3,484개소 4만2,984실로 파악된다.
과도한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강원도는 17일 숙박업중앙회 강원도지회, 올림픽 개최 시ㆍ군 숙박업지부 및 민박협회 등과 대책회의를 열고 올림픽 개최 시기에 도내 숙박업소의 합리적인 가격 결정 동참을 호소하는 등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관광객을 개최지역에만 묶어두기보단 속초, 고성, 양양, 삼척, 원주 등 배후 지역으로 분산시켜 다양한 관광상품을 소개하고 ‘다시 찾고 싶은 강원도’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올림픽 기간 숙박비는 늘 골칫거리였다. 2016 리우 올림픽 당시 현지 숙박비가 1박에 평균 27만원으로, 평년 대비 3배 이상 뛰기도 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조직위는 “대회 기간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 하기 위해 크루즈선을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숙박비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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