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안 처리서 존재감
국민의당, 호남 가뭄 예산 확보
바른정당, 소신 보수 이미지 성과
원내 3ㆍ4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국민의당은 가뭄 예산 확보 등으로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 호소할 정치적 결과물을 챙겼으며, 바른정당은 추경안 통과에 대승적으로 협조했다는 명분 아래 ‘소신 있는 보수당’이라는 이미지를 일부 확보했다는 평가다.
국민의당은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문재인 정부의 추경안에 1,027억원의 가뭄 대책 예산을 추가 편성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의 추경안 발표 직후부터 호남을 중심으로 발생한 가뭄 피해에 대한 지원 예산 추가를 강하게 주장했던 것을 현실화한 것이다. 성과가 나오자 국민의당은 즉각 이 부분을 강조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경안은 가뭄피해 대책 등 시급한 민생현안을 챙기고자 했던 국민의당의 대안추경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추경안 통과까지 협치의 물꼬를 튼 국민의당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가뭄 예산 확보는 지역 민심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호남의 한 현역 의원은 “추경 논란 초반, 당 원내 지도부가 가뭄 예산 확보에는 타 정당들도 찬성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재빨리 사안을 선점했다”며 “여전히 지역에서 욕은 먹겠지만 휴가철이자 농번기인 8월에 지지자들에게 할 말이 하나 생겨 그나마 반등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은 추경안 협조를 통해 ‘존재의 이유’를 과시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당시와 마찬가지로 자신들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과 뜻을 함께 했기에 ‘왕따’가 된 자유한국당이 마지못해 추경안 처리에 일부 합류했다는 취지다.
바른정당은 동시에 거대 정당의 행보를 비판하면서 “소규모 정당이지만 원칙과 소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거대 야당 한국당의 몽니와 꼼수 그리고 거대 여당 민주당의 무사안일과 무책임 등 달라지지 않는 구태 정치에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크다”며 “공무원 증원 예산을 목적예비비 지출 방식으로 합의를 했던 바른정당은 향후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