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이 미국의 송금회사 머니그램 인수를 시도하는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 결사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미 의회 산하 ‘중국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뉴저지) 하원의원은 22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포스트에 “정부가 마 회장의 머니그램 인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의원은 “(인수 시) 머니그램은 중국 정부에 미 금융시장 정보는 물론 미국인의 금융거래 정보에 대한 엄청난 접근 경로를 열어주게 될 것”이라며 거래 내용을 심사 중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허용 거부를 촉구했다. 미 텍사스주 댈러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머니그램은 200여개국에 지사를 둔 세계 2위의 송금서비스 기업으로, 머니그램 주총은 올해 5월 알리바바그룹 계열사인 전자결제업체 앤트파이낸셜에 주당 18달러(총 12억달러)로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스미스 위원을 비롯한 미 정치권은 특히 중국 정부가 앤트파이낸셜 지분의 15%를 보유한 점을 들어 이번 인수 거래가 미국의 “경제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화당 팻 로버츠(캔자스) 상원의원, 제리 모란(캔자스) 상원의원 등도 CFIUS를 이끄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인수 반대 서한을 보낸 바 있다. CFIUS 역시 최근 승인 시한 전 앤트파이낸셜 측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추가 자료를 받는 등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마 회장은 미국 측의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 정부 인사와 활발히 접촉하는 등 막바지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마 회장의 대변인은 “앤트파이낸셜은 민간기업으로,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머니그램 측도 “중국 정부가 미국 금융정보에 더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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