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교체’ 시사 발언 해석
美, 27일부터 북한 여행 금지 명령
마이크 폼페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20일(현지시간)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선 북한의 핵무기 저장고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ㆍ레짐체인지)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미 CNN 방송은 이러한 그의 언급을 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김정은과 관련한 가장 공격적인 의견”이라고 평가했다.
폼페오 국장은 이날 미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포럼에 참석해 “북한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는 데 있어 가장 위험한 것은 현재 그것을 통제하는 인물(김정은)”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핵) 능력과 의도를 가진 사람을 분리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미 정보기관과 국방부가 북핵 위협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 초안을 작성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권력 체제를 무너뜨리는 게 미국의 목표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만한 발언이다.
다만 폼페오 국장은 ‘북한의 레짐체인지를 뜻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모든 선택지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의 제거가) 미국에 꼭 좋은 것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CNN은 이날 폼페오 국장의 언급에 대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미국은 북한 정권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발언과 배치된다”면서 “김정은의 축출을 제안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27일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여행사인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21일 자사 트위터를 통해 미 당국으로부터 이 같은 방침을 통보받았다면서 “해당 명령은 이날부터 30일 후 발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여행사는 북한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의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북한 여행을 주선한 곳이기도 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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