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으로부터 쌀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괄적 경제대화가 성과 없이 끝난 직후라 중국의 유화 제스처로 풀이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0일 “미국산 쌀을 수입하기로 중미 양국 정부가 합의했다”면서 “미국산 쌀 수입은 중국 검역당국이 미국 내 쌀 관련 시설을 점검한 뒤 시작될 것”이라고 짤막하게 보도했다. 구체적인 수입량은 언급되지 않았다. 미국 CBS뉴스와 일본 교도(共同)통신 등도 미중 양국이 미국산 쌀의 첫 중국 수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소니 퍼듀 미 농무장관은 성명에서 “미국 농업계와 쌀 농가가 성장 잠재력이 큰 중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쌀 시장을 개방했지만 미중 양국 간 식물위생 관련조약 체결 미비를 이유로 그간 미국산 쌀은 수입하지 않았다. 중국은 세계 최대 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며 2013년부터는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은 500만톤의 쌀을 수입했다.
이번 쌀 수출 합의는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난 미중 포괄적 경제대화 이후 통상마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달 말 14년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중국이 거듭 미국 달래기에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이 경제대화 결과와 관련해 “미국 언론들의 평가가 너무 박하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미 중국대사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경제대화에서 중미 양국이 글로벌 철강 과잉생산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합의했다”라며 진전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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