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관예우 잘못된 인식 불식 위해 엄벌”
최 변호사 “겉만 살아있고 속은 썩었다” 자책
판사 출신 전관임을 내세워 재판부에 보석 청탁 등을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정운호(52)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으로부터 100억여원을 부당하게 챙겨 재판에 넘겨진 최유정(47) 변호사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김인겸)는 21일 변호사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 변호사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변호사는 전직 부장판사로 재판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법치주의의 근본, 바탕을 이루고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라며 “그럼에도 자신의 경력과 인맥을 이용해 정 전 대표 등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주고 상상할 수 없는 거액의 돈을 받았다”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관예우라는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엄정한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부장판사 출신 최 변호사는 정 전 대표 해외 원정도박 사건 항소심 변론을 맡아 보석 석방을 알아봐주겠다며 정 전 대표로부터 5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2015년 불법 유사수신업체 투자사기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송창수(41) 전 이숨투자자문 대표로부터 보석 및 집행유예 청탁 관련 재판부 접대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았다.
앞서 최 변호사는 이달 7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존경하는 법조 선배님들과 동료들, 후배들이 힘들게 쌓은 법의 신뢰를 한 순간에 흔들리게 했다”며 “겉만 살아있고 속은 썩어 죽어있는 무덤과 같은 제 속에 온갖 악한 것들이 다 썩어질 수 있도록 엄히 처벌해 달라”라고 자책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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