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삼성의 경기. 롯데가 1-4로 뒤진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손아섭(롯데)이 좌중간 쪽으로 큼지막하게 날린 타구는 펜스 위쪽 노란색 선을 맞고 넘어가 철망을 튕겨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왔다.
현장에 있던 심판진은 홈런이라고 판정했고 2루를 돌아 멈칫거리던 손아섭은 그대로 홈을 밟았다. 그러자 김한수 삼성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1분간의 판독을 거쳐 원심은 2루타로 번복됐다. 더그아웃에서 나와 2루로 돌아가던 손아섭과 조원우 롯데 감독이 다시 어필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재어필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러나 TV 화면을 다시 살핀 결과 타구는 홈런 기준선인 펜스 위 노란색 스펀지 라인을 맞은 뒤 바로 뒤 약간 간격이 떨어진 철망을 맞고 다시 그라운드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홈런 기준선을 넘은 만큼 확실한 홈런이었으나 비디오 판독센터에서 이를 놓친 것이다. 명백한 증거에 KBO 비디오 판독센터는 오심을 순순히 인정했지만 잃어버린 손아섭의 홈런을 되찾을 순 없었다. 비디오 판독 센터의 오심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일 광주 KIA-NC전에서도 NC 나성범의 홈 쇄도 세이프 판정에 KIA가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 역시 중계 방송 화면에 오심으로 나타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메이저리그를 벤치마킹해 서울 상암동에 비디오 판독 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기존 중계 방송사의 제공 화면에 의존하던 '심판 합의판정 제도'에서 벗어나 KBO가 고용한 비디오판독 요원들이 전문적으로 판독하는 시스템이다. 현장에서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 요원들은 KBO의 자체 카메라로부터 받은 화면과 중계 방송사가 제공한 화면을 두루 살핀 뒤 최종 판단을 내린다. 그러나 잇따른 오심에 차라리 이전처럼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현장에서 판정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O는 21일 손아섭의 홈런을 잘못 판독한 판독관의 제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C는 청주에서 모창민의 선제 3점포, 권희동의 홈런 2방 등 대포 3방을 앞세워 한화를 7-4로 꺾고 3연전을 쓸어 담았다. 만 41세 5개월 12일의 나이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호준(NC)은 이숭용(전 넥센ㆍ40세 6개월 6일)을 제치고 최고령 2,000경기 출전 선수가 됐다. 2,000경기 출전은 KBO리그 통산 10번째이자 NC 선수로는 최초다. 인천에서는 두산이 김재환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홈런 선두 최정(SK)이 33포를 터뜨린 SK를 14-2로 대파했다. 잠실에선 LG가 kt를 10-9로, 고척에선 KIA가 넥센을 8-7 각각 한 점 차로 따돌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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