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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갇힌 한국당, 오른쪽에 다가선 바른정당

입력
2017.07.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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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혁신위 우편향 일색

“외연 확장 포기” 당내서도 우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TK 찾아

정통 보수층 공략에 나서

홍준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옆은 김태흠 최고위원.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홍준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옆은 김태흠 최고위원.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우편향’ 혁신위원회를 두고 자유한국당 내에서 외연 확장은 포기한 것이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혁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은 정통보수의 지지를 회복하려 대구ㆍ경북(TK) 공략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19일 혁신위 인선을 완료하며 당 쇄신의 첫발을 뗐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기대 보다는 오히려 반발 기류가 커지고 있다. 혁신위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법률 대리인, ‘태극기 집회’의 청년 연사, 극우 단체 참여 학자 등 우편향 인사 일색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류석춘 위원장이 “우리 당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목표로 혁신할 것”이라며 ‘우향우’를 강조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20일 본보 통화에서 “류 위원장의 발언에 깜짝 놀랐다”며 “당 지지율이 대선 이후 10% 아래로 떨어진 판에 지지층을 확대해야지 10%에 갇히겠다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특히 류 위원장을 비롯해 혁신위원의 다수가 ‘탄핵 불복’ 주장을 펴는 인사여서 당내 분란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당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결국은 15% 남짓 탄핵 반대층 만을 바라보는 정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당이 지향하는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바른정당의 이혜훈(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정병국(맨 왼쪽) 전 대표가 20일 경북 영천시 창구동 영천향교국학학원을 찾아 지역 유림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의 이혜훈(오른쪽 두번째) 대표와 정병국(맨 왼쪽) 전 대표가 20일 경북 영천시 창구동 영천향교국학학원을 찾아 지역 유림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탄핵을 기점으로 개혁보수 노선을 천명하며 갈라져 나온 바른정당은 TK 공략에 나서 ‘배신자 프레임’을 벗는 데 팔을 걷었다. 대선에서 수도권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개혁보수층의 지지를 얻었다고 판단하고, 정통보수층의 마음까지 얻어 ‘보수 본진’의 위상을 가져오겠다는 전략이다.

이혜훈 대표는 20일 오후 당 지도부와 함께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지만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 공헌은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는 경북 영천향교국학학원에서 유림들과 만나 “어르신들 보시기에 (현 정부에 대한 견제를) 왜 흡족하게 하지 못하냐고 하시겠지만 저희가 (총선서) 표를 덜 받아서 그렇다”며 “보수당 의석이 여당에 못 미쳐서 원하는 걸 다 얻지 못하지만 죽어라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수 정당(자유한국당)은 모두 반대하고 참여를 안 하지만, 바른정당은 그 방식과는 달리 반대할 건 반대하고 협조할 건 협조하고 있다”며 “오해를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전날 청와대 오찬 회동을 마치자 마자 대구로 향해 대구 동을이 지역구인 유승민 의원과 함께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여하며 시민들과 어울린 뒤 이곳에서 1박을 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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