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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이슈]"음지에서 양지로"…하지만 韓 힙합은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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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이슈]"음지에서 양지로"…하지만 韓 힙합은 얼룩졌다

입력
2017.07.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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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래퍼들이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 Mnet, 아이언-블랙넛 인스타그램 제공
'쇼미더머니' 래퍼들이 범죄자로 낙인 찍혔다. Mnet, 아이언-블랙넛 인스타그램 제공

‘쇼미더머니’는 비주류였던 대한민국 힙합을 양지로 꺼낸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까닭일까. 트렌드를 이끌어 가야 할 ‘쇼미더머니’ 출신들의 래퍼들이 범죄의 중심에 섰고, 덕분에 대한민국 힙합계는 범죄로 얼룩졌다.

래퍼 아이언(본명 정헌철)은 20일 여자친구를 폭행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 받았다.

여자친구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이별을 통보하자 목을 조르고 협박을 하는 등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던 것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해 11월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제적 행동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어 더욱 비난을 받고 있다.

개인의 문제로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 알려진 연예계 대표 범죄들은 ‘쇼미더머니’ 출신의 래퍼들이 주도하고 있기에 다 함께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로 이틀 전인 지난 18일만 해도 ‘쇼미더머니’에 꾸준히 출전하고 있는 래퍼 정상수가 서울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하다가 마주 오던 차량을 들이받는 일이 있었다. 그는 혈중알코올농도 0.054%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으며, 이후 지인에 의해 밝혀진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그의 반성은 찾아보기 힘들었기에 그의 인성을 의심케 할 수 밖에 없다.

‘쇼미더머니5’ 프로듀서 출신 그룹 리쌍 출신 길 역시 지난 6월 28일 서울 남산 3호 터널 입구에서 음주 상태로 차량을 세워두고 잠든 후, 얼토당토 않는 변명을 SNS에 게재해 논란이 됐다.

또 다른 래퍼들은 가사로 특정 인물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먼저 스윙스는 2010년 래퍼 비즈니즈의 ‘불편한 진실’을 피처링 하면서 ‘불편한 진실? 너흰 환희와 준희 진실이 없어. 그냥 너희들 뿐임’라는 가사를 썼다. 여기에 언급된 최준희 양은 최근 자신의 SNS에 “죄송합니다만 예전의 일을 들추는 게 잘못된 건 알지만 상처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것은 저와 오빠인데요? 다 과거인데 왜 그러시냐는 말이 솔직히 저는 이해가 안 가네요”라며 힘든 상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보다 더한 가사로 범죄 지향적인 음악을 추구하기도 한 래퍼도 있다. 자신의 음악에 성추행성 가사를 직접 쓰고 대중에게 공개한 것이다. 래퍼 블랙넛은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보고 XX 봤지. 물론 보기 전이지 언프리티’라며 래퍼 키디비에게 성적인 가사를 써서 성폭력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통신매체이용 음란)과 모욕 범행을 죄목으로 지난 7일 검찰에 소환됐다.

블랙넛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 2015년 방송된 ‘쇼미더머니4’다. 방송 전부터 그는 힙합 신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이 찍혀 있는 상태였지만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방송을 통해 그는 유명세를 얻었으나, 그를 유명하게 해준 것은 랩실력보다는 사람들이 쉽게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 크다. 당시 그는 심사위원 앞에서 바지를 벗는 돌발 행동을 했고, 논란은 있었지만 화제성에 묻히고 말았다.

이런 결과는 원래 그들의 성향이 이러했는지, 아니면 유명세가 만들어낸 독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유명인이 되면 달라져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책임질 것이 많아지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오히려 대마초를 흡입하거나 거리낌 없이 논란과 범죄를 일으키고 있다.

‘쇼미더머니’ 이후 많은 힙합 프로그램이 유행했다. 최근에는 Mnet ‘고등 래퍼’와 같이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힙합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으며, 그들의 거친 말투와 독특한 패션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이들의 행동 하나, 음원 하나에 엄청난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어느 래퍼들도 ‘힙합=범죄’라는 등식이 성립되길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블랙넛을 고소하며 키디비는 “힙합이 방패가 되는 상황도 서러운데 법까지 방패가 되어버릴까 봐 두렵다”라고 말한 것처럼 래퍼들이 힙합을 방패로 범죄 행위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 대중들 역시 이들을 쉽게 용서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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