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진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사진=대한배구협회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홍성진(54)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의 인상은 푸근하다. “동네 이장님 같다”고 한 김연경(29ㆍ상하이 구오후아)의 표현 그대로다. 성품도 다르지 않다. 20일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 그랑프리 세계 여자 배구 대회 3주차를 앞두고 경기도 수원의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만난 대한대구협회 관계자는 “원래가 부드러운 남자”라고 했다.
사람 좋은 편안한 인상으로 소통과 신뢰를 중시하는 홍 감독의 리더십이 새 단장한 대표팀과 어우러져 갈수록 위력을 더하고 있다.
이날 수원 라운드에 참가하는 4개국(한국ㆍ카자흐스탄ㆍ폴란드ㆍ콜롬비아) 감독 기자회견장에서 홍 감독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해 “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내건 슬로건이 소통과 열정”이라며 “그 부분이 어느 정도 형성돼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성과를 내는 부분은 선수들을 믿는 것이다. 백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소통하고 얘기를 주고받으면서 믿음과 신뢰를 형성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의 지도 스타일은 선수로서는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그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배구 명문 익산 남성고 출신이지만 대학에서는 무명이었다. 일신여상 코치로 남들보다 일찍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배경이 섬세한 여자 선수들을 보다 잘 이해하는 바탕이 됐다.
2% 부족한 점은 김연경이 채운다. “많은 선수 교체가 있다. 올림픽이 끝나고 새롭게 시작하는 팀”이라는 홍 감독의 말처럼 이번 대표팀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과정에 있다. 김연경은 어느덧 최고참급에 속해있다. 그는 “막말을 많이 해서 애들이 상처받을 정도”라며 팀을 위해 악역을 자처하고 있다. 편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홍 감독과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김연경의 호흡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남자 선수들과 달리 여자 선수들의 경우는 특히 더 감독과 선수들 간의 궁합 같은 게 있는데 그런 면에서 홍 감독은 (선수들과) 잘 맞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뭉친 홍성진호는 부상 악재 속에 14명의 엔트리 중 12명만 데리고 치른 힘겨운 1~2주를 5승 1패(승점 16)라는 호성적(2그룹 선두)으로 마쳤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3주차 수원 라운드에서 만날 폴란드(5승 1패ㆍ승점 15)를 비롯해 독일(5승 1패ㆍ승점 14), 체코(5승 1패ㆍ승점 13)가 추격해오고 있다.
홍 감독은 “3주차는 파이널로 갈 수 있는 중요한 시합”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카자흐스탄(21일)ㆍ콜롬비아(22일)ㆍ폴란드(23일)가 강해 어느 한 경기라도 소홀히 못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12명 전원을 활용하는 쪽으로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결선으로 간다면 체력이라든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될 수 있으면 선수기용을 다양하게 하겠다. 그렇게 파이널을 준비할 것이다. 수원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1차 목표이고 2차 목표는 파이널에서 우승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널 우승이 목표라고 공언한 건 이날 4개국 감독 중 홍 감독이 유일했다. 홍 감독의 시선이 쏠린 결선 라운드는 오는 29일부터 벌어진다. 2그룹 상위 3개 팀과 개최국 체코 등 4개 팀이 우승을 놓고 다툴 예정이다.
수원=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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