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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제주인 찾는다

입력
2017.07.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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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전국 처음 일본 현지 조사

희생된 도민 억울한 역사 추적

제주도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등지로 강제 연행된 제주도민들에 대한 현지 조사에 나섰다. 정부가 강제동원 실태를 조사한 적은 있지만 지자체가 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향후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대규모로 강제동원됐던 군함도 전경. 제주학센터 제공.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대규모로 강제동원됐던 군함도 전경. 제주학센터 제공.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는 7월 1일부터 11일까지 일본 하시마(端島)ㆍ군함도(軍艦島), 다카시마(高島) 탄광 등 규슈(九州), 쥬고쿠(中國), 간사이(關西) 지역 등을 방문해 일제강점기 제주도민 강제연행 1차 현지조사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2차 조사는 20일부터 열흘간의 일정으로 도쿄(東京) 등 일본 간토(關東), 쥬부(中部), 도카이(東海) 지역에서 진행된다. 이어 3차 조사는 다음달 도호쿠(東北), 홋카이도(北海道)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현지조사는 일제강점기 재일제주인의 강제연행에 대한 역사적 고증 사업의 하나로, ‘일제강점기 재일제주인 강제연행 이주경로 추적’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조사에는 그동안 재일제주인 연구를 진행한 고광명(재외제주인연구센터 소장)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학센터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중 1939년부터 1945년 사이에 일본에 강제연행된 제주도민들의 억울한 역사를 추적 발굴해, 이들의 원혼을 달래고 역사적 사실 고증을 통해 역사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제주학센터는 이번 1차 조사에서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강제연행 제주인들의 명단을 추가로 발굴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명단 중 일부는 국가기록원 일제강점기 피해자 명부에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학센터에 따르면 강제 연행된 전체 재일한국인 노동자 수는 66만7,684명에 이르며, 이들 중 29만4,295명이 탄광, 금속광산, 토건업, 기타 군수공장 등 위험한 작업현장에서 희생됐다. 또 2011년 12월 31일 기준 강제동원 피해신고 접수는 22만6,638건으로, 그 중 제주지역 신고건수는 2,890건이다. 군인 423건, 군무원 527건, 노무자 1,910건, 위안부 1건, 기타 24건, 미표시 5건이 접수됐다.

고 박사는 “현재 국가기록원에 강제연행 제주인은 8,715명으로 등록됐다”며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추가 명단이 발견되는 등 추가적으로 더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토대로 70년 넘게 고향에 돌아오진 못한 희생자 유골 반환 작업 등 후속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벌였지만, 지금은 중단된 상태다.

연구책임자인 박찬식 제주학연구센터장은 “재일한국인에 대한 강제연행 실태에 대해서는 일본 시민사회단체와 일부 연구자들에 의해 일부 밝혀졌지만 극히 일부라고 생각된다”며 “일본 정부의 자료 공개를 위해 정부와 전국의 지자체, 일본 시민사회단체, 한ㆍ일 양국의 연구자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은 물론 재일한국인과 재일제주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활발한 조사활동과 관련 사업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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