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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내려 놓고 ‘아재댄스’ 춘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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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내려 놓고 ‘아재댄스’ 춘 정용화

입력
2017.07.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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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씨엔블루 멤버인 정용화가 19일 솔로 앨범 '두 디스터브'를 냈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댄스곡으로 활동에 나선다. 정용화는 '중년의 클러버'인 방송인 박수홍과 신곡 '여자여자해'의 뮤직비디오에서 '어색 댄스'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밴드 씨엔블루 멤버인 정용화가 19일 솔로 앨범 '두 디스터브'를 냈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댄스곡으로 활동에 나선다. 정용화는 '중년의 클러버'인 방송인 박수홍과 신곡 '여자여자해'의 뮤직비디오에서 '어색 댄스'의 한판 승부를 벌인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양 손을 돌려 동그라미를 그리며 어깨를 들썩이는 춤사위가 영락없는 ‘아재 댄스’다. 어디서 봤더라? 메뚜기 인형 탈을 쓰고 두 손을 돌리며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던 ‘국민 MC’ 유재석의 ‘깨방정 댄스’가 스친다.

노래 연습실이나 관광버스에서 벌어진 춤판이 아니다.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 멤버인 정용화는 19일 공개한 솔로 신곡 ‘여자여자해’의 뮤직비디오에서 어색한 몸짓으로 춤을 추며 곡의 흥을 돋운다. ‘여자여자해’는 여름에 어울리는 펑키한 사운드의 댄스곡. 2009년 데뷔한 정용화가 댄스 곡을 내세워 활동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타를 메고 “외톨이야”를 외치던 ‘폼생폼사’ 아이돌 로커가 느닷없이 댄스곡을 내고 춤을 추다니. 정용화도 어색한 걸 아는 눈치다.

“살랑살랑 춤을 추기도 어렵더라고요.” 이날 서울 성동구 한 카페에서 솔로 앨범 ‘두 디스터브’ 발매 기자간담회장에서 만난 정용하는 춤 추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배운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안무가에 따로 춤 지도까지 받았지만, 머리와 몸은 따로 놀았다.정용화는 “안무를 간신히 외웠는데 뮤직비디오 찍을 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려니 안무가 하나도 생각이 안 나 고생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기자가 신곡에서 포인트 안무가 무엇이냐고 묻자 “예? 포, 포인트 안무요?”라고 말을 더듬어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춤추는 아이돌 그룹의 새 앨범 발매 현장에서 나올 법한 질문을 자신이 받을 거라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다. “내일 첫 방송인데 실전에서 춤을 춰 본 적이 없어 정말 걱정이에요.” 정용화는 신곡의 음원 순위보다 춤을 더 걱정했다. 정용화는 20일 Mnet 음악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 ‘여자여자해’의 첫 무대를 선보인다.

정용화의 댄스곡 활동은 그에게 모험일 수 있다. 어렵게 일군 ‘록 밴드 음악인’이란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데뷔 초에 붙은 ‘무늬만 밴드’라는 오명을 벗기까지 오랫동안 속앓이를 한 정용화는 댄스곡 활동으로 불거질 수 있는 주위의 눈총보다 음악적 변화에 의미를 뒀다. 정용화는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씨엔블루의) ’사랑빛’ 처럼 어쿠스틱 록 발라드를 제게 원하고 있는 건 알지만 솔로로 활동하는 데 팀과 같은 음악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정용화는 “기존에 낸 ‘사랑빛’ 같은 곡을 만드는 게 재미 없어지기도 했다”는 말도 보탰다.

정용화는 감춰뒀던 흥을 솔로 앨범에 마음껏 쏟아냈다. 정용화는 ‘여자여자해’를 비롯해 ‘딱붙어’와 ‘패스워드’ 등 새 앨범 수록곡 6곡 중 절반을 흥겨운 댄스곡으로 채웠다. 정용화는 “내년이면 저도 서른”이라며 “그 전에 꼭 (댄스곡)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솔로 앨범을 낸 가수 정용화는 신곡 음원 성적보다 첫 음악 방송을 걱정했다. 춤을 추며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솔로 앨범을 낸 가수 정용화는 신곡 음원 성적보다 첫 음악 방송을 걱정했다. 춤을 추며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밴드 음악을 고집했던 정용화가 댄스 음악을 선보이는 도전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연예 활동에서 여유를 찾은 덕이 크다. 정용화는 노래 ‘외톨이야’의 성공으로 데뷔하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다. 배우 박신혜와 함께 출연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한류 스타로 떠오르자 주위의 시선에 부담이 커졌다. 정용화는 “3~4년 동안 스케줄이 없으면 집 밖으로 나가질 않았다”고 옛 일을 떠올렸다.

남 눈치 보느라 지인과의 만남을 멀리하다 보니 대인 관계도 엉망이 됐다. 정용화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만 하려고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비로소 안정을 찾았다. 생각을 바꾸니 타인과의 소통과 만남도 부쩍 즐거워졌단다. 정용화가 솔로 앨범 제목을 ‘간섭하지 마라’가 아닌 ‘간섭하라’는 뜻의 영문 ‘두 디스터브’로 지은 이유다. 그렇다면 다음 솔로 앨범도 댄스 가수로? 정용화는 “에이 설마요”라고 손을 저으며 간담회장을 떠났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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