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의원들 불러 입법 무산 질책
“의원 계속 하고 싶으냐” 협박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미국건강보험법(AHCAㆍ트럼프케어) 입법이 무산된 것과 관련, 공화당 의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강하게 질책했다.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여름휴가도 가지 말라. 의원직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자신의 1호 법안이자 ‘오바마 유산 지우기’의 대표 정책인 건강보험 제도 개편이 난항을 겪는 데 대해 초조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오바마케어를) 폐기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반드시 (트럼프케어로) 대체해야 한다”며 “이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내 책상에 법안이 올라올 때까지 이 곳(워싱턴)을 떠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실상 29일부터 상ㆍ하원에서 예정된 2주간의 ‘여름 휴회’가 없다고 경고한 셈이다.
또 “찬반 토론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상원의원은 오바마케어가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한다고 미국에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동에는 공화당 상원의원 49명이 참석했는데 트럼프케어에 반대하는 중도파 수전 콜린스ㆍ셸리 무어 캐피토ㆍ리사 머코스키 의원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내 반대파인 마이크 리ㆍ제리 모런 상원의원을 거명하며 “그들은 내 친구였고 지금도 그렇다. (반대하는 입장이) 더 길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반대 정도가 약한 딘 헬러 의원을 겨냥해서는 “그가 상원의원으로 남고 싶어 하지 않느냐”고 우회적인 협박도 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앞서 17일 트럼프케어 처리를 시도했지만 당내 이탈표가 추가로 나오면서 입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2석을 점유해 의원 2명만 반대해도 법안 단독처리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당내 반대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회유와 협박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파 3인방은 회동에서 지도부의 ‘선(先) 오바마케어 폐기, 후(後) 트럼프케어 입법’ 방침에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일단 내주 초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대체하는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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