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조작됐을 가능성”
숭의초 “진술 누락, 가해자 몰아”
서울 숭의초등학교에 재학중인 재벌 총수 손자 A군의 학교폭력 가담 논란과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이 A군의 가해 여부를 가릴 중요 단서인 관계자 진술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숭의초 측은 서울시교육청이 이 진술을 의도적으로 누락해 A군을 가해자로 몰고 있다고 맞불을 놓으며 양측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19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서울 중부경찰서에 제출한 숭의초 관계자 수사의뢰서에 “A군의 보호자 측에서 (A군이 폭행 현장에 없었다는 확인서를 작성한) 청소년 지도사 B씨에게 알리바이의 조작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기재했다. 지난 4월 20일 경기도 가평군 모 수련원에서 발생한 숭의초 수련회에서 3학년 학생들간의 폭력 사건이 발생한 후 A군의 개입 의혹과 관련해 추가로 드러난 정황을 볼 때 B씨의 진술서 내용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하게 된 근거로 ▦최초 담임교사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A군이 방 밖에 있었다는 진술이 없었던 점 ▦A군의 어머니가 담임교사에게 B씨 상급자인 수련원 사장의 전화번호를 요청하고 담임교사가 A군의 어머니에게 연락이 올 것이라고 사장에게 먼저 전달한 정황이 있는 점 등을 들고 있다.
반면 숭의초 측은 “서울시교육청 감사팀이 B씨의 진술과 확인서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숭의초에 대한 감사 결과에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의도적으로 A씨를 가해자로 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2일 조직적인 학교폭력 은폐 의혹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 숭의초 교장과 교감, 생활지도부장에 대한 해임과 담임교사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후 경찰에 수사를 하면서 정작 진위를 가릴 단서의 존재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숭의학원 관계자는 “법인에서 조사한 결과 학교와 A군의 학부모 모두 지도사와 만나거나 연락을 취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서울시교육청이 제기한 지도사 B씨의 알리바이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