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관행은 솔선해서 바로잡고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 등 사회가 바라는 일은 앞장서 나가야 한다.”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인들이 한 목소리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9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막식에서 “최근 상공회의소에 거는 주위의 기대가 한층 높아진 것 같아 무거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국가 번영을 위해 상공인들이 기꺼이 짊어져야 할 긍정적인 부담이라 여기고 주어진 역할을 최선을 다해 이행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날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리는 제주포럼에는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김대형 제주상의 회장 등 전국 지역 상의 회장을 비롯해 6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개회사에서 상공인이 시대적 역할을 이행하기 위한 첫걸음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우리 사회는 양극화, 과도한 근로시간, 직업의 불안정 등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사회가 직면한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 없이 특정 이익만을 대변한다면 상공인들이 국가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히 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에 상공인들이 공감하고 ‘솔선과 자발’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반드시 바꿔야 할 잘못된 관행들은 스스로 솔선해서 바로 잡아가고,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 등 우리 사회가 바라는 일에 앞장서 나가야 한다”며 “사회 전체에 긍정적 메시지를 확산해 나가는 길이야말로 우리 기업인들에게 부여된 시대적 과제를 실천하는 길이자 국민의 신뢰를 얻고 기업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최선의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상공인이 사회 전체의 역량 강화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사회의 전체적인 역량을 강화해야만 경제 주체들의 소득을 지속적으로 늘려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산업 육성, 인구 충격 극복, 규제 개혁 등 법과 제도, 정책으로 풀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기업인의 실패를 용인하고 실패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사회의 분위기도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창의적 인재가 기업을 일으키고 세상을 바꾸듯 청년 세대가 일할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선배 세대가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했다.
박 회장은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은 국가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기업들이 이윤을 위해서라면 공익성을 도외시한다는 세간의 인식은 과거의 이야기다. 기업의 공익적 역할에 대해 사회가 올바로 평가하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업인들도 사회 각 분야와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새로운 변화의 모습을 고민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개막식에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참석해 제주를 찾은 기업인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전했다. 22일까지 이어지는 행사에는 도올 김용옥 선생, ‘로봇계의 다빈치’라 불리는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 등 석학들과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대리,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등이 강연한다.
서귀포=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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