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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 덩리쥔의 ‘첨밀밀’ 함께 불러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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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들, 덩리쥔의 ‘첨밀밀’ 함께 불러볼까요?

입력
2017.07.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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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동아시아를 주름 잡은 스타 덩리쥔. 그를 기리는 책이 나온데 이어 노래부르기 대회도 열린다. 글항아리 제공
1970~80년대 동아시아를 주름 잡은 스타 덩리쥔. 그를 기리는 책이 나온데 이어 노래부르기 대회도 열린다. 글항아리 제공

“40~50대 남성은 출판시장의 가장 큰 손이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젊은 여성을 겨냥한 책만 나와요. 남성 독자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뭔가를 내놓고 싶었어요.”

19일 1970~80년대 동아시아 최고 가수 덩리쥔(鄧麗君ㆍ등려군 1953~1995)의 일대기를 다룬 책 ‘등려군’을 내놓은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의 항변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쏟아지는 인문서들은 페미니즘 아니면 혐오, 차별, 분노 같은 문제를 다루는, 젊은 여성들을 겨냥한 책이 대부분이다.

‘등려군’은 대만 언론인 장제가 10여년간 덩리쥔 주변 인물 200여명을 인터뷰한 뒤 쓴 책으로, 덩리쥔문교기금회가 인정한 공식 전기이기도 하다. 덩리쥔은 대만과 홍콩 같은 중화권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1984년에는 일본유선대상, 전일본유선방송대상, 최고히트곡상을 휩쓰는가 하면, 일본유선대상과 전일본유선방송대상은 1986년까지 3연패를 이룩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30여 년 넘게 깨지지 않은 기록이다.

일본에서 활동하던 당시의 덩리쥔. 글항아리 제공
일본에서 활동하던 당시의 덩리쥔. 글항아리 제공

정식으로 소개된 적은 없지만, 중국도 덩리쥔에 심취했다. 덩리쥔 인기가 너무 높아 당시 중국에서는 “낮에는 덩샤오핑, 밤에는 덩리쥔”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한번은 중국 당국이 대대적 단속에 나서자 덩리쥔이 “내 노래 모두 버려라, 나도 앞으로는 부담스럽지 않은 좀 더 순수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라디오 방송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활동은 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한국엔 낯설다. 청룽의 여인 중 한 명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1996년 개봉한 장만옥 주연의 영화 ‘첨밀밀’의 주제가로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따라 부르기 쉽다는 이유로 중국어를 배우는 이들에게는 덩리쥔 노래가 교재처럼 쓰이기도 한다.

1970년대 데뷔 당시의 덩리쥔. 앳된 모습이다. 글항아리 제공
1970년대 데뷔 당시의 덩리쥔. 앳된 모습이다. 글항아리 제공

강 대표는 이런 덩리쥔의 진면모를 널리 알리기 위해 책 출간에 맞춰 이벤트도 기획하고 있다. 8월 20일쯤 ‘등려군의 밤’ 행사를 연다. ‘덩리쥔과 나’를 주제로 추억을 나누고 초대가수가 부르는 덩리쥔의 대표곡도 함께 불러보는 자리다. 노래 배틀도 구상 중이다. ‘첨밀밀’(꿀처럼 달콤한) ‘월량대표아적심’(달빛이 내 마음을 대신 하죠) 등 가장 널리 알려진 덩리쥔의 대표곡을, 누가 가장 덩리쥔스러운 분위기를 잘 살려내면서 부르는가를 두고 대결하는 온라인 배틀이다. 강 대표는 “7080 스타일로, 아재들을 추억으로 촉촉히 적셔줄 그런 이벤트로 만들어 볼 생각”이라며 웃었다. 강 대표 본인이 덩리쥔 팬이자 아재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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