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7~8일 독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재외공관에 긴급지령문을 발송해, 미국에 심리적 압력을 가해 대화에 임하도록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9일 북한 관계자를 인용한 서울발 보도에서 이같이 전하며 “지령문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 주장한 화성 14형 발사 성공과 관련해 발송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령문은 “미국과 담판하라”고 지시한 뒤 미국에 심리적 압력을 가해나가면서, 북한의 핵포기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리도록 만들 것을 요구했다. 또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실현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해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에게는 절호의 기회”라며 “호전세력이 소란을 피우기 전에 통일과업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 정권이 남북대화를 추진하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간 정책 차이를 활용하겠다는 자세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이전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동포에 대한 도전이며 친미굴종의 언동”이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문 대통령과 미국을 이간질하는 시도라고 규정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