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거액의 후원 계약을 맺은 스타급을 제외한 대다수의 프로 골퍼는 대회에 출전해서 받은 상금으로 살아간다.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상금은 매우 민감하고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 최혜진(18ㆍ학산여고)이 지난 17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도 정작 상금은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 최혜진은 “상금 분배표(준우승 54만 달러ㆍ약 6억1,000만원)를 보고 뒤늦게 웃음이 났다”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지만 프로 골프 대회의 오랜 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한국프로골프(KPGA)ㆍ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관계자 및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 등의 규정을 통해 복잡하고 알쏭달쏭한 상금 배분과 관련한 궁금증을 Q&A(묻고 답하기) 형식으로 풀어본다.
-왜 아마추어는 상금을 못 받나요?
“USGA는 순수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해 규정 3조 1항에 ‘상금이 걸린 골프 대회에 출전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은 상금을 받을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아마추어 골퍼를 '보수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에서 '재정적 이익을 위해 하지 않는 사람'으로 새롭게 정의하면서 조금 완화됐습니다. 상금을 못 받는 대신 골프 단체와 계약을 해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은 열렸습니다.”
-그럼 아마추어의 상금은 어떤 식으로 처리되나요?
“상금이 걸려있는 모든 프로 시합(오픈 대회)에 나선 아마추어 선수의 상금은 차순위 프로 선수에게 지급이 됩니다. 쉽게 말해 상금 순위에서는 아마추어를 배제하고 다시 순위를 매긴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게 나온 프로 선수들의 순위를 기준으로 상금을 나눕니다.”
-공동 순위일 때는 상금이 어떻게 분배되나요?
“공동 순위가 나올 때에는 상금을 합산해 다시 공평하게 나누는 절차를 밟습니다. 예를 들어 공동 2위가 3명이면 2위부터 4위까지 상금을 더한 뒤 3으로 나눈 금액을 받게 됩니다.”
-아마추어 말고 상금을 못 받는 경우가 또 있나요?
“KPGA의 경우 군인 신분으로 대회에 출전해 우승한 사례가 있습니다. 지난 2015년 4월 시즌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정상에 선 허인회는 당시 군 복무 중이어서 상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신 우승 상금은 프로가 가져갔습니다. 사실상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케이스입니다. KPGA 관계자에 따르면 군인은 군 복무 외 별도로 돈을 벌수가 없어 프로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처리가 됩니다.”
-프로 골프 대회의 우승 상금은 어떻게 정해지나요?
“대부분의 프로 골프 협회는 자체적으로 정한 공식 상금 배분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KPGA는 총 상금 대비 우승 상금의 비율을 20%로 정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2등은 10%, 3등 6%, 4등 4.8%, 5등 4% 등으로 차등 적용됩니다. KLPGA는 총 상금이 12억원 미만과 이상으로 나눠집니다. 12억 미만일 때는 20%, 12억 이상일 때는 25%로 돼 있습니다. 스폰서의 요청에 따라 우승 상금을 높일 때가 있는데 이 경우 이사회에 안건을 올려 통과하면 가능합니다.”
-대회에 출전한 모든 선수가 상금을 받게 되나요?
“상금은 1~2라운드를 거쳐 컷 통과를 한 선수에게만 주어집니다. 컷 탈락을 하면 상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되는 겁니다. 이에 따라 KPGA는 최저 60위의 상금 비율을 0.4%로 배분해놓았습니다. KLPGA는 60위가 0.5%를 가져가게 됩니다. 눈여겨볼 부분은 KPGA에 있는 총 상금의 2%에 달하는 예비비입니다. 예비비는 공동 순위로 인해 본선 진출자가 60명이 넘은 경우에 대비한 돈으로 KLPGA에는 없습니다.”
-해외의 사례는 어떤가요?
“가장 큰 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우승 상금의 비율을 어떤 경우에도 변동이 없는 총 상금의 18%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US여자 오픈만 18%이고 나머지 대회는 15%를 우승 상금으로 배정합니다. 유럽이나 아시안 투어 등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금은 전액 선수들의 통장에 입금이 되나요?
“세금을 제해야 합니다. 국내 투어는 상금에 대한 세금 정책이 동일합니다. 소득세 3%, 주민세 0.3%에다 특별세 6.7%가 붙어 합계 10%의 세금을 냅니다. 3억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면 10%인 3,000만원을 떼고 2억7,000만원이 입금됩니다. 미국은 주마다 세금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상금의 30~35%를 세금으로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모델이 대통령 자리에 떡하니...” 트럼프 장남·장녀 모두 파문
백예린, '소심한 성격, 댓글 신경 많이 쓴다' 발언 재조명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