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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의 역전극이 나온 배경...LPGA, '장타+닥공'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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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의 역전극이 나온 배경...LPGA, '장타+닥공'이 대세

입력
2017.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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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사진=LPG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정상에 선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닥공(닥치고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박성현은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많이 공격적인 것 같다"며 "지난 해에 팬들이 보시고 '닥치고 공격하면 박성현 플레이가 나온다'는 뜻에서 이런 좋은 별명을 지어주신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대회 첫 날 공동 58위에 그쳤으나 공격적인 플레이로 둘째 날 공동 21위, 셋째 날 4위에 오르더니 마지막 날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장타 능력이 뒷받침된 박성현의 ‘닥공 골프’는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LPGA에선 갈수록 이러한 능력이 각광받고 있는 모양새다. 올 시즌 투어 상금랭킹 5위 이내 선수들은 적어도 257야드 이상의 장타 능력을 창작했다. 렉시 톰슨(274.020야드ㆍ4위)과 박성현(272.750야드ㆍ6위), 브룩 헨더슨(264.962야드ㆍ18위), 유소연(258.340야드ㆍ35위), 에리야 쭈타누깐(257.544야드ㆍ40위)이 그들이다. 쭈타누깐의 경우 겉으로 드러난 순위는 40위이지만, 드라이버 대신 2번 아이언과 3번 우드로만 치는 경우가 많아 장타능력은 투어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다.

미국 골프 코스의 전장 길이는 여전히 긴데 반해 코스 세팅은 단순해지고 있다. 티샷 한 번으로 공을 그린 위에 올릴 수 있는 '드라이버블 파4홀'도 흔히 보인다. 결국 장타 능력과 공격적인 플레이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더없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배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 중인 선수들이 역대 가장 많이 보이고 있는 것도 무관치 않다. 현재 투어에서 평균 60대 타수를 내고 있는 선수들은 17명에 달한다. 지난 해 평균 60대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전인지(69.583타)와 리디아 고(69.596타), 에리야 쭈타누깐(69.870타), 평샨샨(69.877타), 장하나(69.976타)까지 총 5명이었다. 당시 LPGA 역대 최다 인원이었지만, 올 해는 그 수치가 더 불어난 모습이다. 코스 세팅이 쉬워지면 선수들은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할 수 있게 된다. 공격적인 플레이는 난이도가 있는 코스에선 타수를 잃는 원인이 되지만, 반대 환경에선 타수를 급격히 줄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박성현이 안정적으로 경기했다면 이번 US여자오픈 역전극은 나올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ESPN이 운영하는 여성스포츠매체 ESPNW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성현의 캐디 데이비드 존스는 “그의 투어 닉네임은 ‘타이거 우즈’다”라고 말했다. 박성현 특유의 화끈하고 화려한 플레이를 높이 산 표현이다. LPGA에선 당분간 장타 능력과 ‘닥공’ 능력을 겸비한 선수들이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선 상대적으로 정교함이 강조되는 추세다. KLPGA 투어에선 상금랭킹과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랭킹의 상관관계가 크지 않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큰 연관성을 보이는 선수는 김민선(상금 4위ㆍ비거리 2위)과 박민지(상금 7위ㆍ비거리 10위), 김지영(상금 9위ㆍ비거리 5위) 정도다. JLPGA 투어는 아기자기한 코스 세팅이 주를 이룬다. 전장이 길지 않은 데다, 페어웨이가 좁고, 군데군데 나무가 있다 보니 장타보단 정교함이, 공격적이기보단 안정적인 플레이가 선호된다. ‘장타자들은 미국으로, 단타자들은 일본으로 가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닌 셈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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